업계 "구조조정 가시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이틀이 지났지만 양사의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3.45%(1000원) 떨어진 2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엔지니어링도 6만9900원으로 2.78%(2000원) 하락했다.
이어 3일에도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2만68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4.11%(1150원)가 추가 하락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6만6200원으로 5.29%(3700원)가 더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양사가 해양분야에서 기본설계 능력이 없어 이번 합병으로 상선분야에서 경쟁 조선소와 삼성중공업의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규모를 늘렸지만,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술 개발에 노력하겠지만, 단기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두 회사 모두 그동안 적자폭이 커 구조조정 이슈가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2년 이후 수주한 이치스 CPF와 에지나 FPSO 등 2건의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로 인해 올해 1분기 3600억원대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초 진행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에서도 올해 말까지 1000여명 수준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할 것이란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은 2분기 2600억원대의 수익을 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소문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통합으로 사업부 통폐합 등 후속조치를 내놓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중공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의 분위기 탓에 그동안 눈치만 봤던 삼성중공업이 이번 통합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명분을 얻었다"며 "시기는 올해 말 합병이 완료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