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 등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려던 외환은행 노동조합 총회가 결국 무산됐다.
3일 외환은행과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서울 KBS 스포츠월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노조 임시 조합원 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표결 정족수를 채우려면 3500명 이상이 모여야 하는데 사측이 총회 참여를 주도한 조합원 7명을 대기발령 시키는 등 노골적인 방해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최근 2~3일간 영업본부장과 임원들이 밤낮으로 직원들에게 노골적인 협박을 하면서 총회 불참을 강요해 왔다"며 "본점 직원들은 전원 조기 출근하게 했고, 지방에서 총회에 참석하려고 직원들이 타고 오는 버스는 (사측) 차량으로 가로막는 물리력 행사까지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쟁의조정 기간에는 쟁의행위를 하지 못하게 되어있다"며 "노조의 조합원 총회는 쟁의행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쟁의조정 기간에 이뤄지는 근무시간대 총회를 사실상 파업으로 규정한 셈이다.
이와 함께 전국 각지의 점포에 흩어진 조합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 자체가 영업을 마비시키는 행위라고 간주했다.
이에 노동조합 관계자는 "은행측의 방해책동에 따라 의사진행에 지장을 초래하거나,직원들에 대한 일말의 불이익 조치라도 시도될 경우 곧바로 불법행위 주동자 전원을 형사고발하겠다"며 "전면적인 법률투쟁과 함께 앞으로 독자적인 파업투쟁을 포함한 전면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노조 총회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포함해 현 상황에 대한 전체 조합원의 최종적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