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만 느껴졌던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도 대체휴일을 제외하면 9일이 마지막날이다. 유통업계 역시 최대 대목인 추석선물세트 판매 호조 등의 영향으로 매출 향상을 기록하며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이마트의 경우 2011년 4.5%였던 추석행사 매출이 2012년에는 -5.3%를 기록하며 빛바랜 행사를 벌인 이후 2013년에도 -1.3%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올해 추석에는 8.9%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 마트들이 이 여세를 몰아 이른바 '포스트 추석'에도 매출 증가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추석 후 추석 기간 매출보다 약 30% 가량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만회해 보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롯데마트는 최근 3년간의 추석이후 동향을 분석한 결과, 키워드를 'D.S.L.R'로 정하고 행사를 준비한다. 다이어트와 입맛의 변화, 레져, 집안 단장 등이다
해당 상품들은 오히려 통상 해당 기간 평균 10~40% 가량 신장해 포스트 추석 시즌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D(Diet)…다이어트 상품 인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는데 도움이 되는 상품들은 포스트 추석 시즌의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롯데마트에서 '체중계'의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포스트 추석 시즌(D+1일~10일)의 매출은 추석 직전 10일(D-9~D-day)간 매출에 비해 평균 32.9% 많으며, 같은 기간 아령·덤벨 등 '헬스용품'의 매출 신장률은 22.8%에 달한다.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현미·보리 등을 선호하게 돼 '혼합잡곡'의 매출 신장률은 23.2%를 기록했으며, '마테차'도 19.2% 매출이 늘어났다.
'닭고기' 전체 매출은 -12.3% 하락한 반면 '닭가슴살'이 10.9% 신장세를 보였고, '닭가슴살 통조림'도 매출이 24.0% 늘어났다.
◆S(Sweet·Sour·Spicy·Salty)…달고 시고 맵고 짠 상품 잘나가
다이어트와 상반되는 트렌드도 나타난다. 추석 연휴 기간에 제수용 음식을 많이 장만하기 때문에 기름진 명절 음식에 지쳤던 입맛을 살리는 달고·시고·맵고·짠 상품들도 포스트 추석 시즌에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초콜릿' '코코아'가 각각 35.1%, 29.0% 로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식빵'은 26.3%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제수용으로 장만했던 '사과' '배'는 포스트 추석 시즌에 접어들어 매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신맛을 내는 '오렌지'(40.6%) '블루베리'(22.1%) '토마토'(15.2%) '레몬'(8.8%)등이 잘 나가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라면의 경우도 맵고 짠 맛으로 6.9% 가량 신장했으며, 짜장 라면의 겨우 38.0%로 보다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제수 음식에 지친 소비자들은 입맛을 달래기 위해 보다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고 있었다.
◆L (Leisure)…추석 스트레스 극복 야외 활동 증가
추석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끝나면서 레져활동도 늘어난다. 이로인해 '등산복'(34.5%) '등산용품'(41.6%)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한 여름철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수영복'의 매출도 26.6% 가량 늘어났다.
인라인·스케이트 보드 등 '롤러용품'(16.8%), 축구·야구 등의 '구기용품'(13.1%)도 매출이 늘었으며, '자전거'의 경우에는 매출이 40.5%나 늘어 포스트 추석 시즌의 야외 활동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 (Refresh)…가을 맞아 집 단장 활기
추석 때는 일가 친척들이 모두 모였다가 헤어지기 때문에 포스트 추석에는 어지럽혀진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해야 한다.
실제로 롯데마트에서 포스트 추석 시즌에 서랍장·공간박스 등 '수납용품'의 매출은 추석 이전보다 23.5%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고, 다리미·세탁건조대 등 '세탁용품'의 매출도 19.9% 늘어났다.
스탠드·등기구 등 '조명/전구'는 12.9%, 학생가구·행거 등의 '가구'는 22.6% 가량 매출이 늘어 집안을 정리하는 김에 집안 분위기도 바꿔 보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마트가 11일부터 17일까지 대대적인 생필품 할인 행사를 벌인다.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불고기용 돼지 앞다리살(국내산·100g)을 기존대비 50% 할인하고 멸치는 전품목 대상으로 두개 이상 구매시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또 기능성 달걀인 '유황을 먹인 닭이 낳은 계란(15구)는 기존 대비 40% 할인 판매하며, 프랑크 소시지도 전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20%까지 할인판매한다.
15일부터 17일까지 3일동안 한우 곰거리 전품목(횡성한우 제외), 제주 은갈치(대·해동·마리)을 기존대비 50%할인한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도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농심 신라면·푸른초원 목장우유·칠성사이다·생표진간장을 날짜별로 할인한다.
이마트 마케팅팀 장중호 상무는 "3년만에 추석행사 매출이 신장을 기록하는 등 최근 소비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 회복 분위기를 더욱 활성화 하고자 추석 직후 대대적인 생필품 할인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