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산하 (주)슈퍼레이스 김준호 대표. 그의 꿈은 아시아 최고의 카레이스 대회를 만드는 것이다.
우르릉 거리는 배기음, 박진감 넘치는 질주, 늘씬한 모델들, 신나는 록 콘서트…이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있다. CJ그룹이 후원하는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가 바로 그 무대다. CJ그룹은 2006년 코리아 GT 챔피언십 4전부터 타이틀 스폰서로 참가했으며, 2007년에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으로 대회 명칭을 바꿔 지금까지 후원해오고 있다.
이 행사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CJ그룹 산하 (주)슈퍼레이스의 김준호 대표(42)다. 지금은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지만, 김 대표 부임 초기에는 주어진 숙제가 많았다.
"모터스포츠의 대중화가 시급하다고 봤어요. 더 많은 이들이 모터스포츠 경기를 찾아야 대회가 활성화된다는 판단에서였지요. 그래서 재미있는 모터스포츠, 즉 '모터테인먼트'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CJ레이싱 소속 김의수 선수가 나이트레이스에서 질주하고 있는 모습.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2012년 처음 시도된 '나이트레이스'다. 태백레이싱파크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기존 레이스와 달리 해가 진 저녁부터 본격적인 승부에 들어가 한밤중까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들은 레이스와 더불어 록밴드들의 공연을 즐기며 환호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7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대성황을 이뤘다.
"메인 클래스(슈퍼6000 클래스)의 활성화가 뿌듯합니다. 제가 부임할 당시에는 이 클래스 참가차량이 5~6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0대 정도로 늘었어요."
참가차량을 늘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억원짜리 경주차를 직접 만들어 팀에 공급했고, 유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많은 팀에서 참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슈퍼레이스를 미국 나스카 경주처럼 만들고 싶었어요. 큰 배기량의 양산차 차체 베이스 경주차가 한 데 달리는 모습을 만들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진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스톡카가 해외에 진출하기에 유리한 점에 주목했다. 포뮬러 경주차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경주차를 제작할 수 있고, 플랫폼이 단일화 되어서 드라이버의 실력이 주요한 변수로 꼽히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다.
슈퍼레이스는 해외 진출도 활발히 모색했다. 올해 6월 중국 티안마 서킷에서 열린 대회에서 레이싱모델들이 CJ 제품을 홍보하는 모습.
슈퍼레이스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2010년 일본 오토폴리스 경기장에서 첫 해외 레이스를 연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에는 일본과 중국에 동시 진출해 한국의 모터스포츠를 알렸다. 나아가 2016년에는 중국과 단일 클래스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해외 진출은 국내외에서 동시에 효과를 봤다. "과거에 비해 미디어 노출이 최대 5배 정도 늘어났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경주장이 멀더라도 뉴스를 통해 경기 소식을 접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났고, 그러다보니 대회 스폰서가 늘어났다. 쉘석유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더불어서 대회에 참가하는 팀에게도 스폰서가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는 CJ 계열사들도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에는 중국 현지에 슈퍼레이스 경기가 중계되면서 11억 인구에 한국 모터스포츠를 알렸다. 김 대표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중에 해외에 경기가 중계되는 건 아마 슈퍼레이스뿐일 것"이라고 자부한다.
"앞으로는 대회 스폰서뿐 아니라 각 팀의 스폰서까지 패키지로 유치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해서 팀의 재정이 탄탄해진다면 경기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겁니다. 자동차 외에 각종 소비재 업체들이 스폰서로 참여한다면 좋은 효과를 볼 것 같아요."
김준호 대표는 인터뷰 내내 미국 나스카 경기를 자주 언급했다. 그 경기처럼 수많은 경주차들이 떼 지어 달려 나가는 장관을 한국에서도 연출해보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아시아 최고의 레이스로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의 나스카 경주'라는 말도 들어보고 싶고요. 조만간 그 꿈이 이뤄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