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장인 박영선 원내대표와 강경파 간 노선 갈등이 초래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극심한 내홍 사태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 계획이 강경파의 반발로 무산되자 '탈당'으로 배수의 진을 친 박 위원장은 16일 3일째 칩거를 이어가며 거취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박 위원장의 거취가 개인 정치 생명은 물론이고 정권 재창출을 염원하는 야권의 미래와 결부돼 있다는 점에서 탈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또 이 명예교수 영입 무산으로 격앙된 박 위원장의 심기가 중진들의 만류로 많이 누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 위원장 측근과 주변에서는 "탈당 결심을 굳혔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의 한 핵심 측근은 "한 인간의 정치적 인권이 탄압받고 계속해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느니 이런 상황을 탈출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선명성을 내세우는 친노그룹 및 강경파와 사사건건 대립해온 중도온건파가 박 위원장을 따라 동반 탈당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도파의 조경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당 내분은 봉합할 수 있는 상태를 넘어섰다"며 "해체 또는 분해 수준으로 간 뒤 다시 헤쳐모여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내 각 계파의 수장과 중진그룹은 박 위원장의 탈당이 야권 전체를 공멸에 빠트리는 엄청난 충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박 위원장의 탈당을 만류하고 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박 원내대표가 감정적으로 억울할 것이고, 그 것이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며 "당 대표의 탈당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경파를 중심으로 상당수 의원들은 당 대표로서 탈당을 운운하는 박 위원장의 처신을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고 사퇴론을 고수하고 있어 그의 탈당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당내 일부에서는 조기 전대 개최 등 다양한 내분 수습안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