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 이상인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현실화 됐다. 2005년 961명이었던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2010년 9770명을 거쳐 올해 1만4592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1904년 이전, 심지어 두 세기 전인 1800년대 말에 태어난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 있을 확률에 비춰볼 때 현재 30대인 4명 중 3명은 100세를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교육과 취업, 노후를 각각 30-30-20으로 나누던 기존의 생애주기가 30-30-40으로 바뀌는 셈이다.
하지만 취업기간 30년을 채우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년을 벌어 50년 혹은 그 이상을 먹고 살아야 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후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늦었다고 후회만 할 게 아니라 이제라도 노후 준비를 해볼까라는 생각부터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은퇴 이후 닥칠 수 있는 경제적 궁핍은 재테크·투자 등 거창하게 접근할 것 없이 개인연급 가입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개인연금에는 가능한 많은 금액을 납입하는 게 좋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적은 금액을 넣는 것도 무방하다. 10만원이라도 일단 시작한 뒤 얼마든지 증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여유가 있을 때를 기다리다가는 너무 늦는 수가 있다.
박 소장은 "쓰고 남은 돈으로 저축하는 게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면서 "젊은 사람들 중 일부 60살 넘어서 받는 50만원이 지금의 50만원과 가치가 같을 리 없다는 이유로, 노후를 위해 젊음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저금리·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현재와 미래의 돈의 가치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예금금리가 1%대인 상황에서 매달 50만원씩만 받더라도 은행에 5억원 이상 예치해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는 만큼, 개인연금을 외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개인연금에 납입해야 하는 적정 금액을 얼마일까. 답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은퇴 후 예상되는 생활비를 역산해 구할 수 있다. 예컨대 노후 생활비로 200만원을 원하는 사람이 국민연금으로 80만원을 받게 된다면 120만원은 개인연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박 소장은 "개인연금을 가입할 때 향후 120만원을 받기 위해 지금 얼마를 부어야 하는지 확인하면 된다"며 "노후를 설계하는 것에 대해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주거래은행 또는 보험회사의 담당 FC에게 물어보면 대략적인 윤곽은 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연금으로 최저생계비를 확보한 뒤에는 재테크나 몸값을 높이기 위한 휴먼 캐피탈 투자도 고려하는 것도 100세 쇼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라며 "은퇴 준비의 가장 큰 적은 내일부터 하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