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고수익' 신종증권인 코코본드(CoCo bond·조건부자본증권)가 국내 첫 선을 보이면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JB금융지주의 코코본드 발행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JB금융지주는 22일 네 차례 연기 끝에 2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은행권 자본규제인 바젤 3가 도입되면서 등장한 '코코본드'는 특정사유 발생시 주식으로 변환되거나 상각되는 회사채다.
이는 우량 은행이나 금융지주회사가 발행하면서도 기존의 다른 채권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
대신 발행사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경영개선권고를 받으면 원리금이 전액 상각되거나 이자 지급이 중단되는 단점이 있다.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은 후순위채보다 커 증권 보유자가 손실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BIS자기자본을 인정받는 것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코코본드 만기는 30년이지만 조기 상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JB금융의 코코본드 발행 금리는 수요 예측 결과를 반영해 6.40%로 결정됐다. 이는 5년 후인 2019년 이후 금융감독원장 승인 하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는 KB투자증권 영업점과 공동주관사인 현대증권 영업점을 통해 최소 1억원 단위로 청약에 참여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다른 은행들도 코코본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19일 하나은행은 아시아 시장에서 3억달러(약 3123억원) 규모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4월 우리은행도 미국시장에서 달러표시 발행에 성공했다. 부산은행과 기업은행은 연내 코코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코코본드를 통한 새로운 활력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은행 입장에서는 위기 시 부채가 자본으로 전화되는 효가가 있는데다 고객 역시 높은 수익률을 제공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반 개인투자자는 은행의 재무상태와 상품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 위험성을 감안해야 한다.
박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한국형 조건부자본증권은 부실금융기관 지정 시에만 상각과 전환이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실질적인 위험은 낮은 동시에 은행들 또한 자본확충 의지를 가지고 있어 기대보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이어 "조건부자본증권은 고금리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투자원금을 모두 잃는 등 잠재적 위험이 높고, 신용도가 낮아 은행의 건전성 악화시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