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멜로 적절한 조화…멀티맨 활약 돋보여
히트 소극장 뮤지컬 '김종욱 찾기' '빨래'의 인기를 넘볼 깜찍한 창작뮤지컬 한편이 탄생했다.
11월 2일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 공간 피꼴로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완전보험주식회사'다. 보험왕을 꿈꾸는 한 남자의 성장기를 유쾌하게 다룬 작품으로, "2014년 대학로의 웃음 폭탄을 책임지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완전보험주식회사'는 그동안 소극장에서 선보여 히트한 작품들이 지녔던 스토리 전개와 코믹·멜로의 조화, 멤버들의 호흡 등 기본적인 덕목을 갖췄다.
기본 스토리는 이혼 후 일에만 몰두하는 보험회사 팀장이 어느날 이혼보험을 만들어 달라는 고객의 요구에 이를 상품화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단순하지만 개성있는 팀원들이 서로 얽히며 흥미를 더해가고, 전처가 새로운 팀장으로 합류하면서 갈등과 로맨스를 가미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이혼보험이라는 생소한 소재가 '그럴 수 있겠네'라는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해 간다.
공감대 형성의 주된 요인은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과 호흡에 있다. 소극장 뮤지컬답지 않게 뮤지컬배우 홍지민,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의 히어로 정상훈, '김종욱 찾기'의 원조 멀티맨 임기홍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럽다. 빠른 장면 전환도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것처럼 배우들이 애드리브를 가미하며 부드럽게 넘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제작사인 ㈜샘컴퍼니와 광뮤지컬컴퍼니는 한국 창작 뮤지컬 발전에 기여하고 관객들에게 다양한 공연 관람 선택권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5년 전부터 이 작품을 기획했다고 한다. 또 프로듀서 김미혜·음악 최재광·연출 안병욱 등 스탭진과 출연 배우들은 리딩 작업부터 함께 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오랫동안 준비한 노력은 개막 공연부터 무리없는 무대 전개로 사실임을 증명했다.
멀티맨의 활약도 돋보인다. 소극장 공연은 무대·제작비 등의 제약으로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 역시 출연진 대부분이 최소 2~3개 역을 소화한다.
특히 뮤지컬 '김종욱 찾기'로 멀티맨의 자질을 증명한 임기홍은 10개 가까운 배역을 소화하며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홍지민과 함께 더블캐스팅 된 멀티녀 김현진은 터프한 노처녀 전지현 역을 비롯해 할머니·고객 등 수많은 역할을 맡아 베테랑의 자질을 뽐낸다.
관객들은 공연 중간중간 새롭게 등장했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멀티맨이었던 사실을 깨달으며 함성을 지르고, 멀티맨을 활용한 극 전개로 코믹 요소를 극대화한다. 뮤지컬 넘버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멜로디지만, 버클리 음대 출신의 최재광 감독은 '뚱뚱 오케이' '각종보험주식회사' '나의길'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버무려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고 노력한다. 공연문의: 02)6925-5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