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유도의 '맏언니' 정경미(29·하이원)가 북한의 설경(24)을 꺾고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세계랭킹 8위인 정경미는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78㎏급 결승에서 설경을 상대로 지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일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정경미는 이번 우승으로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여자 선수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정경미가 처음이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정경미는 4강에서 만난 바툴가 문크흐투야(세계랭킹 28위)에게 경기 시작 1분 15초 만에 빗당겨치기로 절반을 빼앗으며 앞서갔다. 여세를 몰아 16초 뒤에 곁누르기로 한판승을 따내 가볍게 결승에 올랐다.
북한의 설경 역시 8강에서 일본의 우메키 마미(세계랭킹 45위)를 안다리 후리기 절반으로 꺾은 뒤 준결승에서 중국의 장저후이(세계랭킹 41위)를 경기 시작 45초 만에 소매들어 허리채기 한판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정경미는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낀 설경을 상대로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쳤다. 경기시작 1분23초 만에 지도를 빼앗아 앞서나가다 경기 종료 1분12초를 남기고 지도 1개를 더 얻어냈다. 설경은 막판에 지도 1개를 따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편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허리디스크가 정경미를 꾸준히 괴롭혀 왔다. 치료와 재활을 병행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통증을 참아내며 정경미는 대표팀 동료들과 훈련을 소화했다.
경기를 마친 정경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며 "여기까지 끌어주신 코칭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고 눈물의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