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와 수입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수입차가 대부분 항목에서 국산차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실시한 '2014 자동차 품질 및 고객만족' 조사결과에 따르면, 판매서비스와 제품 만족도 모두 수입차 평균은 국산차 평균보다 우위를 나타냈다. 1000점 만점의 고객 만족도 영역 중 판매서비스 만족도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812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국산차 중에는 르노삼성이 765점으로 선두였다. 제품 만족도에서는 아우디가 669점, 르노삼성이 593점으로 각각 1위를 나타냈다. AS 만족도는 혼다가 831점으로 수입차 1위를, 르노삼성과 한국GM은 816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AS 만족도에서 한국GM은 3년 연속 1위이고, 르노삼성은 3년 만에 공동 1위로 올라선 것이다.
그러나 A/S 만족도 평균은 국산차 792점, 수입차 773점으로 국산차가 수입차를 앞섰다. 국산차를 20점 이상 앞서던 수입차는 2012년 처음으로 국산차에 역전 당했으며(9점 차이) 매년 그 차이는 더 커지고 있다. 이 역전은 국산차의 향상과 수입차의 퇴보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지만, 결정적으로 수입차의 서비스가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마케팅인사이트 측은 "유럽차들의 평균은 국산 최하위만 못하고, 내년에는 최상위권에 있는 일본차를 합쳐도 그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오래 전부터 수입차의 최대 약점은 A/S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2011년까지 수입차는 국산차에 앞서 있었다. 2012년부터 수입차 A/S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하락을 거듭,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마케팅인사이트 측은 "A/S는 수입차를 고려하다 구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다. 수입차의 질주에 제동이 걸린다면 가장 유력한 걸림돌은 단연 A/S"라고 지적했다.
차량에서 체험한 불만이나 문제점을 나타내는 체험 품질 영역에서는 수입차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점수가 낮을수록 좋은 이 조사에서 초기품질 문제점 수는 BMW가 1.01, 현대차가 1.41로 각각 1위에 올랐다. 내구품질 문제점 수 역시 BMW가 2.85, 현대차가 3.63으로 업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차(렉서스, 토요타, 혼다 등)의 평균은 1.98건으로 크게 우수했으나, 브랜드별 사례수가 60사례에 미치지 못해 등수 매김에 제외됐다. 1년 이내 신차 구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품질 스트레스 경험 수'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1.73, 한국GM이 2.81로 각각 선두를 나타냈다.
2014년도 자동차 품질 및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나타난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주춤하는 듯 보였던 수입차의 경쟁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A/S에서의 부진은 커지고 있지만, 작년에 있었던 초기품질에서의 역전은 일부 수입 브랜드의 부진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국산차의 품질 및 고객만족에서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한 상태다. 여기서 다룬 6개 부문 중 에서 국산차가 1위 또는 2위를 차지한 것은 하나도 없다. 판매와 A/S 같은 서비스 품질측면에서만 3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고, 제품 품질에서는 3위도 없다. 1위~3위 모두 수입차 차지다.
수입차는 A/S를 제외한 전 영역에서 국산차 1위를 앞서는 성적을 보였다. 특히 제품 품질 측면에서 보면 제품 만족도, 초기품질 문제점 수, 내구품질 문제점 수의 3개 부문 모두에서 수입차의 평균이 국산차 1위를 적지 않은 차이로 앞서고 있다.
조사를 진행한 마케팅인사이트 측은 "국산차의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올려야겠지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제품 경쟁력을 어떻게 갖추느냐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차의 제품력이 우수한 것은 당연하지만, 제품이 좋은 곳으로 소비자가 이동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자동차 사용자 10만1821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e-메일 응답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마케팅인사이트 측은 지난 2002년부터 매년 7월에 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