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26·SK 와이번스)이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수확에 기여하며 빅리그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김광현은 애초 올 프로야구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해도 자유계약선수(FA)로 해외진출 자격을 얻게 되는 '프로 7년'요건에 8일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따내면서 지난 15일인 대표팀 소집일부터 결승전이 열린 28일까지의 13일이 추가로 적용돼 FA 등록 일수를 채우며 해외진출자격 요건을 갖추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선수의 대표팀 소집기간 일수만큼 FA 일수에 더하는 혜택을 준다. 이에 따라 프로 7년 차로 인정받은 김광현은 현 소속팀인 SK구단의 동의가 있으면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 등 해외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당장 이번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스템이 김광현을 기다리고 있다. 포스팅시스템은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선수 입찰 제도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로 외국인 선수로 구성된 특정 선수를 입찰 공고하면 희망하는 구단이 계약금과 연봉액을 제시하며 응찰하는 제도다.
이미 김광현은 프로야구 정규시즌 돌입에 앞서서도 해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소속팀 SK의 결정이 남아 있지만 김광현의 의지를 고려하고 합리적인 '포스팅 금액'이 따른다면 해외 진출을 돕지 않겠냐는 의견이 중론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문학구장을 찾아 김광현의 투구를 여러 차례 지켜본 것과 올 시즌 현재 12승9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인 것도 해외 진출을 밝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27)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며 7년 FA 자격을 갖춘 뒤 포스팅시스템으로 지난해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한편 아시안게임으로 보름간 휴식을 취한 국내 프로야구는 다음달 1일부터 재개된다. 대표팀 선수들은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 막바지 순위 싸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를 예측할 수 없어 치열한 경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SK·두산·롯데가 몰려 있는 4위 싸움이 최대 격전지다. 현재 4위 LG는 7위 롯데에 3.5게임 차로 앞서고 있다. 5위 SK와는 1.5게임, 6위 두산과는 2게임 차로 아슬아슬하게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