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1일 인천에서 금빛 리듬을 탄다.
손연재는 지난 28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세계선수권에서 후프 종목 동메달을 따낸 것에 이어 개인종합 4위에 오르는 등 기분 좋게 모의고사를 치르고 온 셈이다. 귀국 당시 손연재는 "인천에 오니까 아시안게임이 실감이 난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세계선수권대회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전했다.
이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손연재는 단체전과 개인전에 연이어 출전한다. 그랑프리·월드컵·세계선수권 등 연이은 국제대회 출전으로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법도 하지만 "일정 자체에는 큰 무리가 있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똑같은 조건이다. 누가 더 빨리 컨디션을 찾고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우승 후보다운 말을 남겼다.
손연재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경쟁자는 중국의 덩썬웨(22)다. 덩썬웨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에서 5위에 올라 4위 손연재보다 한단계 아래에 랭크됐다. 그러나 둘의 점수 차가 1.167점에 불과해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손연재는 "절대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최대한 집중하고 마음을 가라앉혀서 차분하게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아무래도 많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리듬체조는 집중력을 요구하는 경기인데 관중들의 호응이 경기 중간이나 시작에 있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덧붙이며 경기 관람에 나선 팬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후프·볼·곤봉·리본 등 4가지 종목 점수를 합산해 개인종합 순위로 메달을 결정한다. 국제대회에 있는 종목별 결선이 없는 것이다. 그만큼 각 종목에서 기복없는 연기를 펼쳐 고득점을 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손연재의 그간 대회 기록을 보면 종목 중 리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터키 세계선수권과 러시아 카잔월드컵, 이탈리아 페사로월드컵 등에서 손연재는 후프·곤봉·볼 등의 종목에서 18점대를 기록하며 메달을 딴 바 있다. 반면 리본에서는 실수를 범한 경우가 잦았다. 이 종목에서 실수를 줄이는 것이 금메달을 향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아시안게임 메달권으로 보고 있는 종합 70점대 진입을 위해서는 종목별로 평균 17.5점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직전 대회인 세계선수권에서는 70.933점을 기록하고도 4위에 올랐다. 상대적으로 강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던 대회였다.
손연재는 1일과 2일 이틀 동안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팀전과 개인 종합 결승을 연달아 치른다. 이미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경기 입장권은 매진된 상태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최초로 개인종합 동메달을 목에 건 손연재다. 자신과의 싸움을 강조해온 손연재가 마침내 '금빛'을 볼 수 있을지 세계의 눈이 그를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