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계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출신이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우리, 하나 등 3대 금융그룹의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은 모두 TK나 PK 출신이다.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를 졸업했으며, 신한은행 서진원 행장은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대구 계성고를 졸업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도 경북 상주 출신이었다.
우리은행장을 겸하고 있는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고를 졸업한 TK다. 전임자인 이팔성 회장은 경남 하동 출신으로 경남 진교농고를 졸업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모두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김 회장은 경남고를 졸업했다.
여기에 경북 예천 출신으로 경북 대창고를 졸업한 김주하 농협은행장을 합친다면 국내 은행권은 가히 'TK·PK' 천하라고 할 수 있다.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금융계 인사들마저 모두 TK 출신이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은 TK의 본산인 대구 출신으로 두 사람 모두 경북 사대부고를 졸업했으며,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경북 상주고를 나왔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계를 TK와 PK가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2010년 신한 사태가 MB정권 하에서 호남 출신인 신상훈 사장이 신한금융을 물려받는 것을 막기 위해 일어났다는 것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라고 전했다.
◇ KB금융지주 회장도 TK·PK가 뽑힐까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외부 출신의 금융권 인사가 오느냐 아니면 KB 내부 출신 인사가 뽑히느냐다.
그러나 본질은 'TK 대 비TK'의 대결 구도라는 게 은행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평가다.
실제로 KB 내부 출신 중 유력 후보로 꼽히는 민병덕 전 행장(충남 천안)과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전남 나주), 김옥찬 전 부행장(서울), 윤웅원 KB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경기 용인)은 모두 비영남 출신이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특정지역 출신 외부 인사가 오면 또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내부 출신 인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