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가 이란을 꺾고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농구 남자 결승전에서 종료 36.3초 전에 터진 김종규의 역전 3득점을 지켜내며 79-77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 농구는 2002 부산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녀 농구 동반 우승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한편의 대역전극 드라마가 연출됐다. 경기 막판까지 5점차를 넘지 않는 팽팽한 접전이 계속됐다. 한국은 4쿼터 종료 2분02초를 남기고 이란의 모함마드사마드 니카바라미에게 중거리슛을 허용하며 70-75로 뒤지기 시작했다. 바라미는 무려 30득점을 기록하며 원맨쇼를 펼쳤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한국의 편이었다. 종료 1분09초를 남기고 양동근의 3점포가 골 그물을 흔들었고 이어진 이란 센터 하디디의 골밑 슛이 골대를 벗어났다. 곧장 이어진 공격에서 양동근의 패스를 받은 김종규가 골밑에서 3점 플레이를 성공, 36.3초를 남긴 상황에서 76-75로 승부를 뒤집었다.
1점 차로 뒤진 가운데 이란의 반격이 시작됐으나 한국은 양희종과 김종규가 더블팀 수비에 성공하며 다시 공격권을 빼앗았고 문태종은 종료 16.9초를 남기고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78-75를 만들었다.
이란은 경기 종료 14초를 남기고 바라미가 다시 중거리포를 꽂아 1점 차로 따라왔다. 승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경기장은 후끈 달아 올랐다. 문태종은 상대 반칙 작전으로 자유투 2개를 얻었으나 1개밖에 넣지 못했다. 2점 차 리드를 유지한 가운데 이란이 12.7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
이번에도 바라미는 과감한 3점슛을 던져 역전을 노렸으나 불발됐고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하다디의 골밑 슛이 그림처럼 림에서 튕겨 나왔다. 이어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렸다.
대표팀 모두가 만든 승리였다. 문태종과 조성민은 '쌍포' 위력을 발휘했고 양동근·김선형·김태술 등의 가드진도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베테랑 김주성을 필두로 오세근·김종규·이종현이 돌아가며 분투한 골밑 요원들은 이란의 218㎝ 센터 하다디를 꽁꽁 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