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위해 대폭적인 구조조정 뒤따를듯
한화생명이 한화그룹의 '2인자' 김연배 부회장(사진)을 선장으로 맞아 새 출발했다.
그는 IMF외환위기 때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했고, 최근엔 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을 맡아 사실상 김승연 회장의 역할을 대행한 실세다.
이에 저금리 지속과 후발주자인 농협생명의 급성장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한화생명의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대내외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생보사의 운용자산 수익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도 타 생보사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한화생명은 지난 3월 기준 6% 이상의 높은 금리를 돌려줘야 하는 '역마진' 고금리 상품 비중이 38%에 달한다. 반면 현재 한화생명의 운용자산 이익율은 4.9%에 불과해 운용 이익 중 대부분을 고금리 확정형 상품 보험금으로 지출해야하는 상황이다.
상반기(1월~6월) 순이익도 2053억원으로 지난해 2669억원 대비 23% 이상 감소했다.
올해 1분기(3월~6월) 시장점유율도 12%를 기록해 농협생명(14.1%)에게 업계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줬다.
이같은 위기 상황을 의식, 한화생명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5개 본부 9개팀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4명의 전무를 보직해임하고 상무급 이상 임원 수십명도 보직을 없애거나 좌천시키는 등 체질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그는 사내 방송과 e메일을 통해 취임식을 대신하는 등 기존 문화를 혁파하려는 의지를 천명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과 한화생명은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과 역량이 있다"며 "사생결단의 각오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세계 초일류 보험회사로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사혁신을 통한 영업경쟁력 강화', '현장 중심의 경영문화 정착', '신시장 개척과 자산운영 경쟁력 향상과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 3대 중장기 전략목표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그룹 내 굵직한 구조조정을 추진한 경험을 갖고 있고 지난 2002년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을 인수할 때 실무 책임자였다"며 "한화생명의 체질 개선을 위해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뒤이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