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외환시장 변동성 모니터링 강화
외환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가 더욱 심화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7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80원대까지 도달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 일중 변동폭 7개월만에 '최대'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여파로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간 원·달러 환율의 하루 중 변동폭(일중 최고가-일중 최저가)은 평균 4.9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의 5.4원 이후 7개월만의 최대 폭으로, 외환시장이 그만큼 안정적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올해 일중 변동폭은 6월 2.7원을 저점으로 7월 3.9원, 8월 4.4원 등으로 증가해왔다. 3분기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률도 평균 0.30%로, 2분기의 0.24%보다 높아졌다. 변동성 확대는 지난 7월 이후 미국 달러화가 글로벌 강세 기조를 보이면서 확대됐다.
특히 지난달 29일 9.4원 급등해 1050원대에 안착한 환율은 2거래일 만에 1060원대를 돌파했고, 6일 장중 107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주 개천절 연휴 기간을 고려하더라도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대폭 확대됐다.
최근 달러화 강세는 선진국 중앙은행 간의 통화정책 차이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은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방했던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적절한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두를 수 있다는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며 "당분간 달러화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전문가들 "원·달러 1080원대 전망"
거침없는 달러화 강세 추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시장에서는 "적어도 향후 1년 가량은 현재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기간이 1~2년에 그칠지, 그 이상 갈 지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달러당 1080원선 돌파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흐름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번달 1080원대까지 오르고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이달 원·달러 환율 목표치를 1084.7원으로 제시하면서 "미 연준이 실제로 언제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하기 전까지 달러화는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국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만약 10월에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거기서 원·달러 상승 흐름이 끝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국도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나섰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앞으로도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644억1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31억3000만달러 줄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12년 5월(-59억7000만달러)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월부터 1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다가 올해 8월 감소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