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양산차 업체 최초로 미드십 스포츠카를 생산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그동안 다양한 미드십 스포츠카를 쇼카 형태로 선보인 바 있는데, 현재 이를 구체화하는 양산 개발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현대차가 선보인 미드십 스포츠카는 크게 2종류다. 2014 부산 모터쇼에 나왔던 '벨로스터 미드십'과 2014 제네바 모터쇼에 선보인 파쏘코르토(PassoCorto)가 그 주인공이다.
벨로스터 미드십은 전장 4220mm, 전폭 1865mm, 전고 1340mm의 크기로, 세타 2.0 GDI 터보 엔진을 튜닝해 300마력의 급의 최고출력을 낸다.
가장 큰 특징은 현대차 최초로 양산차 베이스의 미드십 타입을 만든다는 것이다. 엔진을 뒤 차축 위에 얹어 뒷바퀴를 굴리는 미드십(MR) 구동 방식은 무게 배분에 유리해 경주차와 슈퍼카에서 즐겨 쓰는 방식이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의 대부분 차종, 아우디 R8 등이 대표적인 미드십 방식의 슈퍼카다.
벨로스터 미드십은 고성능 쇼크 업쇼버와 브레이크, 경량 알루미늄 서스펜션, 초경량 휠, 고강성 차체 등을 적용해 민첩성과 선회 한계 성능을 높였으며, 대형 리어 스포일러를 적용해 고속에서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 했다. 개발은 현재 진행 중이며, 정확한 데뷔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 나온 콘셉트카 '파쏘코르토(PassoCorto')도 양산 개발에 적용될 전망이다.
이 차는 이탈리아 토리노에 자리한 IED(Istituto Europeo Design) 운송수단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현대차 유럽 디자인센터와 협업해 완성했다. 전체적인 프로젝트 지휘는 피닌파리나의 수석 디자이너인 루카 보르고뇨(Luca Borgogno)가 맡았다.
이탈리아 IED가 현대차를 위해 제작한 파쏘코르토.
현대차는 이들 학생들에게 'Y세대에 어울리는 스포츠카를 완성해보라'는 주문을 했고 프로젝트에 참가한 제안 중에서 70%를, 나머지 제안에서 30%를 조합해 최종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렇게 해서 실제 차량의 10분의 1 사이즈의 스케일 모델이 만들어졌다.
실제 차체 크기는 3988m, 너비 1880mm, 높이 1160mm 사이즈다. 현존하는 스포츠카 중에는 알파로메오 4C와 유사한 크기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2451mm다.
파워트레인은 1.6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을 미드십에 장착하고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이다. 최고출력은 266마력으로, 현대차가 선보인 차 중 배기량 대비 출력이 최고 수준이다.
미드십 스포츠카는 수요가 많지 않지만 메이커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의미가 커 고성능 브랜드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차종으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람보르기니, 페라리, 아우디 외에도 로터스, 포르쉐 등이 이를 갖추고 있으며, 혼다는 90년대의 영광을 재현할 신형 NSX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로토 자동차가 미드십 스포츠카 '스피라'를 선보인 바 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드십 스포츠카 개발을 위해 극비리에 관련 업계에 부품 개발을 주문해놓은 상태"라며 "벨로스터 미드십 역시 단순한 쇼카가 아니라 양산을 위해 개발되고 있으며, 벨로스터 미드십 이후 더욱 발전된 형태의 미드십 전용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