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단체 무료서비스 반발…늘어나는 비용도 부담
삼성전자의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이 유료화 될 것으로 보인다. '무료 서비스' 정책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데다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커지는 비용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밀크뮤직에 음원을 공급하는 소리바다와 한음저협은 지난 10일까지로 시한을 두고 무료 서비스 지속 여부에 대해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논의가 길어지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유료화 여부 결정이 다음주로 미뤄지게 됐다.
밀크뮤직은 삼성전자가 소리바다와 제휴를 맺고 지난달 24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라디오 스트리밍 형태의 음원 서비스다. 라디오처럼 '1990년대 음악' '걷기 좋은 날' 등의 주제에 맞춰 선별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국내 최대 규모인 360만곡의 음악을 무료로 로그인하지 않고 이용 가능하다. 서비스 시작 하루만에 10만건, 1주일만에 50만건의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난 3월 출시된 미국에서도 6개월만에 4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음저협은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에 대해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서상에 '서비스 유료화'라고 명시돼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소리바다와 삼성전자 측은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만큼 서비스가 무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밀크뮤직에서 음원을 재생할 때 발생하는 12원의 음원 사용료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
한음저협은 저작권료와 별개로 밀크뮤직의 '무료 마케팅'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어렵게 음원 유료 결제 시장을 구축해놨는데 밀크뮤직으로 인해 소비자 사이에 '음악은 공짜'라는 인식이 다시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음저협의 거센 비판에 삼성전자와 소리바다 측은 결국 서비스 유료화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밀크뮤직이 인기를 끌면 끌수록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유료화에 대해 밀크뮤직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의 반응은 냉랭하다. 서비스가 유료화 되면 멜론·벅스뮤직·엠넷·지니 등의 기존 음원 사이트들과 차별성이 없어 굳이 밀크뮤직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비슷한 형태의 라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해외에서는 별다른 문제없이 이용 가능하나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문제시 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