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8·캘러웨이)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새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배상문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 컨트리클럽(파72·7203야드)에서 열린 2014-2015 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 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적어내며 우승을 지켜냈다. 배상문의 뒤를 이어 호주의 스티븐 보디치가 13언더파 275타를 쳐내 2위에 올랐다.
지난 2012년 PGA 투어에 진출한 배상문은 지난해 5월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5개월 여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상금 108만 달러(한화 약 11억6000만원)를 받았다. 지난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 이후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하며 슬펌프에 빠진 배상문이었지만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다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배상문은 이번 우승으로 PGA투어에서 8승을 기록한 최경주(44·SK텔레콤)와 2승을 올린 양용은(42)에 이어 세 번째로 2승 이상을 올린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4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은 배상문은 5번홀(파5)에서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8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9번홀(파5)에서 버디로 만회해 2위로 따라붙은 헌터 메이핸(미국)과의 격차를 4타로 유지한 채 후반으로 들어섰다. 11번홀(파3)에서는 그린을 놓쳐 다시 1타를 잃었지만 12번홀(파4)에서 4.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 메이핸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배상문은 13번홀과 14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냈다. 먼저 경기를 끝낸 스티븐 보디치(호주)에게 2타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16번홀(파5)에서도 티샷을 러프로 보낸 배상문은 세 번째 샷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해 경기 막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어프로치샷을 홀 50㎝에 붙인 뒤 파로 막았다.
17번홀(파4)에서도 그린을 놓쳤지만 이 역시 파를 잡은 배상문은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가장자라에 올렸다. 1.2m 버디 퍼트를 놓쳐 파에 그쳤지만 우승은 이미 결정된 상황이었다.
지난해 5월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주춤했던 배상문은 1년 5개월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맛봤다. 배상문은 첫 우승 뒤 지난 2월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거둔 공동 1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후 37번째 대회 만에 PGA 투어 정상에 다시 올랐다.
한편 이번 우승은 지난 4월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노승열(23·나이키골프) 이후 6개월 만에 PGA에서 전한 순수 한국인 우승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