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마무리 오승환(32)이 센트럴리그 라이벌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클라이맥스시리즈(CS) 파이널스테이지에서 만난다.
일본 무대 진출 첫 해에 포스트시즌 2경기에 나서 총 4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펼친 오승환은 15일부터 요미우리와의 6연전을 통해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상위팀에 많은 이점을 주는 특징이 있다. 센트럴리그 정규시즌 우승팀 요미우리는 1승을 안고 6전 4선승제의 시리즈를 모두 홈인 도쿄돔에서 치른다.
일본 프로야구가 CS제도를 도입한 2006년 이후 한신이 파이널스테이지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신은 2007·2008·2010·2013년 4차례 퍼스트스테이지에 나섰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오승환이 합류한 올해는 달랐다. 한신은 1승 1무의 시리즈 성적으로 파이널스테이지로 올라섰다. 산케이스포츠·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지난 13일 "한신이 두 경기에서 2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퍼스트스테이지를 통과했다"며 "2경기에서 모두 등판하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3이닝을 던진 마무리 오승환이 단연 빛났다"고 칭찬했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은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악수를 청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오승환이 무리한 면이 있다"며 "2차전으로 퍼스트스테이지가 끝나서 다행이고 오승환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14일 "상황에 따라 오승환이 6경기 연속 투구도 가능하다"며 파이널스테이지에서도 오승환의 활약을 기대했다. 오승환 역시 요미우리전 등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요미우리는 한신의 오랜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오승환에게도 꼭 넘어서야 할 상대다.
오승환은 올 시즌 요미우리전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다. 파이널스테이지의 모든 경기가 열리는 도쿄돔에서는 특히 아쉬운 투구를 했다. 지난 8월 26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전에서 3-2로 앞선 9회말 등판한 오승환은 ⅔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 폭투 2개로 2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올해 오승환의 요미우리전 성적은 11경기 등판 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48이다. 도쿄돔에서는 5경기를 펼쳐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해 좋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 요미우리와의 도쿄돔 경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은 "오승환이 나오면 공략법을 고민해야겠지만 등판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말하며 오승환을 경계했다. 오승환이 요미우리에 설욕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