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은행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업계 수익성이 한층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예금·대출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영업의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해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체로 은행권에선 기준금리 인하를 전후해 예금·대출금리를 손본다. 시중은행들은 이번 한은의 결정에 따라 예금금리 인하폭을 대출금리보다 높게 가져가는 식으로 마진 축소를 방어하고 있다.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금리를 조정한 곳도 있다.
당장 농협은행은 이달말 개최할 예정이던 내부 위원회 일정을 앞당겨 예·대금리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선반영된 부분을 제외한 기준금리 하락분을 추가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도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계속 하락하면 적정한 조달금리를 운영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주요 은행들이 팔고 있는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0~2.1% 수준이다. 향후 정기예금 연 1% 시대는 시간 문제인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 역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의 9월 수치는 신규취급액 기준 연 2.27%를 기록했다. 코픽스는 은행권의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며, 국내 9개 은행의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수신금리를 잔액 비중에 따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지난 2010년 도입한 코픽스는 지난해 2%대 후반으로 내려앉은 뒤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3월부터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역대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월 잔액 기준 코픽스도 전달보다 0.04%포인트 내린 2.68%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기존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도래한데다 상대적으로 저금리인 신규 예금이 반영되면서 이번달 코픽스가 추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