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발생국 참가자들의 방한이 예정된 '2014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를 앞두고 보건당국이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부산시민들의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열리는 ITU 전권회의에는 전 세계 193개국 정보통신 분야 장관급 인사와 책임자 등 3000여명이 참가하는데 이중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관리대상국에 포함된 에볼라 발생국인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국적 28명이 포함돼 있다.
또 WHO 관리대상국에서는 제외됐지만 에볼라가 발병된 바 있는 세네갈·나이지리아·콩고민주공화국 출신 관계자 141명도 회의에 참가한다.
이에 보건당국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부산시 등에 필요사항과 협조사항을 전달했으며 16일에는 회의 장소인 해운대 벡스코(Bexco)에서 에볼라 대응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발병국 참가자에 대해서는 최소 1일 2회 직접 대면해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공식 행사 이외에는 가능한 외부 출입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으며 이들을 위한 별도의 숙소도 마련했다.
아울러 부산시는 벡스코에 발열 감지기 5대를 설치하고 의사 출신 역학조사관이 포함된 대응팀도 현장에 상주하며 에볼라 환자 발생에 대비한 격리병상도 마련됐다.
하지만 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산의 에볼라 공포는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WHO 관리대상국은 물론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국가에서도 참가자들이 대거 입국하고 벡스코가 부산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또 호텔과 교통 등 이들의 이용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지역 지방의원들이 성명을 통해 안전한 부산을 위해 에볼라 발병국 참가자들의 입국 거부를 정부에 요청했으며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부실한 부산의 격리병동 시설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부산 시민은 "회의가 다가오면서 대응훈련과 여러 이슈로 에볼라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고 있다. 부산에서 국내 첫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부산 시민은 "에볼라 발병국 참가자들이 부산에 오면 에볼라 공포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회의기간 동안에는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