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슬람 인구 국가,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첫 직선제 정권교체에 성공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20일 취임한다.
AP·AFP 등 외신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 취임식은 상원 격인 국민협의회(MPR) 의사당에서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박근혜 대통령 특사인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 등 세계 정상과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안전을 위해 경찰, 대테러 요원 등 1900명을 의사당 주변에 배치할 계획이다.
조코위 신임 대통령은 수십 년 간의 독재체제를 종식하고 2004년 처음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된 인도네시아에서 군부와 기성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첫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려=정치적 무명에 가까웠던 조코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인도네시아 현대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다.
조코위 신임 대통령은 중부 자바에서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 사업으로 성공했다. 2005년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이 이끄는 투쟁민주당(PDIP) 소속으로 인구 52만 명의 중소도시 수라카르타 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당선 후 시행했던 중소 지역 기업 육성 정책이 효과를 거두며 2010년 90%의 압도적인 지지로 이 도시 시장으로 재선됐다.
그는 재래시장을 되살리고 강가 주변 빈민들을 새 공동주택으로 이주시키는 등 친서민 정책에 성공했으며, 행정 개혁도 단행했다.
특히 허름한 체크무늬 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주민들의 얘기를 듣고 해결을 모색하는 현장밀착형, 소통형 리더십으로 주목받은 그는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고 나서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주지사 취임 후에도 일선 부서나 구청으로 예고 없이 출근해 업무를 점검하고 전통 의상인 바틱 차림으로 시장을 누비며 서민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개혁적 이미지로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며 새 정치의 희망으로 부상했다.
◆해결해야 할 난제도 산적=조코위 신임 대통령 앞에 놓인 경제 성장, 개혁, 부패 척결 등의 난제도 적지 않다.
특히 그는 정치 신인이어서 중앙 정계에 기반이 약한 데다, 의회를 야권이 장악하고 있어 자신이 공약한 경제 정책과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경제 정책 중에서는 국가 예산에 큰 부담이 되는 에너지 보조금 축소, 열악한 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 확충이 최우선 해결 과제들로 꼽힌다.
조코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경제 성장률을 7%대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으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새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충족시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과 관료사회의 부정부패는 구조적이고 뿌리깊기 때문이다.
여기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개혁 구상을 실현하려면 여소야대의 의회와 거대 야권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