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주요 현안과 미래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최고위급 총회인 '2014 ITU 전권회의' 개회식이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ITU 전권회의는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7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폴란드 등 140여명의 장·차관 및 170여개 국에서 정부대표단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ICT 현안과 미래 정책방향 설정, ITU 재정·전략 계획 수립, 고위선출직 선거 등이 이뤄진다.
주요 의제로는 인터넷 공공정책에 대한 ITU의 역할 및 사이버보안 등 인터넷 신뢰 구축, 여성·아동 등 소외 계층의 정보통신접근 및 활용도 제고, 인공위성을 이용한 실시간 항공기 위치추적을 위한 주파수 분배 등이 논의된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이 각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전했다. 이들은 ICT 발전의 혜택이 지역, 국가, 계층에 관계없이 고르게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회원국과 ITU가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ICT를 기반으로 경제발전을 가속화한 한국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들과 공유하고, ICT를 통한 융합의 가속화를 통해 경제패러다임을 혁신하고자 하는 한국의 창조경제 사례도 국제사회와 나눠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도 행사에 참석해 개회식 기념연설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올해로 창설 149주년을 맞는 ITU의 세계 정보통신 발전을 위한 노력에 감사하다"며 "ICT 신기술의 발전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초연결 디지털 혁명의 기회와 혜택을 모든 인류사회가 고루 누릴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정보통신 격차 해소를 위해 적극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하마둔 뚜레 ITU 사무총장이 개회를 선포했다.
개회식에선 각국 대표단에게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적 전통속에 녹아있는 ICT DNA를 소개하기 위해 특별한 문화공연도 함께 기획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씨의 'More Log-in, Less Logging' 작품의 오마주를 선보임으로써 인간을 향한 한국적 ICT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적이면서 글로벌한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의 춤사위가 ICT 선각자인 백남준의 정신세계에 흡수돼 새로운 시대에 대한 영감으로 작용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통신의 근간인 우편을 기념하기 위해 ITU 사무총장에게 전권회의 기념우표도 전달했다. 아울러 아리랑 뮤직 비디오와 함께 조선통신사 행렬·봉수대 그래픽 영상 등을 다큐멘터리 및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상영함으로써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의 발전상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전권회의 개최국이자 의장국으로서 세계적 현안을 원활히 중재·조정하고 미래 비전 제시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ICT 발전에 기여하고, 동시에 ICT 인프라 강국을 넘어 글로벌 ICT 정책·외교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ITU 전권회의에 각 국가의 ICT 정책을 책임지는 최고위급들이 대거 참여하고, 유·무형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월드IT쇼, 컨퍼런스, 수출상담회, 문화공연 등 다채로운 특별행사도 함께 기획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20~23일 열리는 월드IT쇼에는 3000여명의 정부대표단, 글로벌 ICT 기업 관계자들이 관람함으로써 우리 ICT 기업의 해외진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에 올해 월드IT쇼에서는 우리 기업들도 지난해보다 참여 규모를 확대했다. 퀄컴, EXFO, 화웨이, 시스코, 나파텍 등 글로벌 ICT 기업의 대거 참여로 전시장은 첨단기술의 각축장으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전시관은 ▲진화하는 통신(통신네트워크) ▲IT융합·솔루션 ▲차세대 콘텐츠 ▲스마트기기 ▲대학R&D 등 5개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