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가 개막 후 8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리온스의 강세를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팀의 주축 선수인 김동욱이 무릎 부상 등의 이유로 출전이 불투명했고 최진수는 입대했다.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 앤서니 리처드슨은 팀을 떠났다. 새로 뽑은 트로이 길렌워터, 찰스 가르시아의 기량에 의문이 많았다. 시즌 초반 이 둘은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고 있다.
오리온스 선수단 전체 연봉 총합은 17억7000만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출중하나 프로 세계에서 몸값이 낮은 것은 약팀으로 간주되기 쉽다. 그만큼 오리온스의 선수들은 가성비가 훌륭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레 추일승(51)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 받고 있다.
추 감독은 높이는 물론이고 슈팅 능력을 갖춘 포워드 선수들을 배치시켜 내외곽 모두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전략을 구사한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부산 KTF(현 부산 KT) 감독 시절에 구사하던 이른바 '포워드 농구'가 그것인데 이번 시즌 오리온스는 이승현-장재석-허일영-김도수-길렌워터까지 높이와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다.
추 감독의 농구 철학은 '함께 하는 농구'다. 엔트리 12명을 가능하면 고루 뛰게 하며 팀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농구 팬은 그런 그를 가리켜 '공산주의 농구'라고 하고 그래서 '추일성 수령'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추 감독은 2003-2004시즌 부산 코리아텐더(현 부산 KT) 지휘봉을 잡으면서 프로 감독으로 데뷔했고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상무 감독을 맡았다. 2011년부터 고양 오리온스 사령탑을 맡고 있다.
오리온스는 오는 30일 KGC 인삼공사와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마저 승리할 경우, 리그 역사상 최초로 1라운드 전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이날 경기는 국가대표 센터 오세근의 복귀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농구팬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