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빅데이터' 활용 미래 혁신 분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국내 일부 업체들 보험사기 등에 적용 …정보유출 우려 명확한 가이드라인 필요
정보통신의 발달로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의 활용이 산업 전반에 활용되면서 국내 보험업계에서도 이를 활용한 시스템 개발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고객의 정보를 활용하는 데 있어 '정보유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부산 전권회의의 특별 행사인 '빅데이터 월드 컨벤션(BWC, Big data World Convention)'이 지난 22일과 23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표적 포화 시장으로 불리던 영국 자동차보험업계에서 성공한 영국 '인슈어더박스(insurethebox)'의 사례가 소개됐다.
2010년 영국 자보시장에 뛰어든 인슈어더박스는 IBM과 손잡고 운전자의 평소 습관을 데이터로 수집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기기를 자동차 내에 설치했다.
이 회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규칙을 지킬수록 보험료를 줄이는 상품을 고안해 선풍적인 판매고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보험기업인 AIG는 지난 2012년 1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데이터 과학팀을 출범시켰다.
이 팀은 데이터를 유지·관리·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사적인 핵심전략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현업과의 협업을 통해 문제의 해결책을 각 사업부문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 보험업계에서도 빅데이터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험사기 방지 체계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체 보험사기의 25%를 잡아내 보험료 인하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보험사기 고위험군 분석체계를 도입하고 사고 위험도를 점수로 측정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 8월 SK텔레콤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한 전력적 제휴 및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빅데이터 활용에 나섰다.
이 밖에도 국내 보험사들은 고객관계관리(CRM)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CRM을 활용하면 고객 분류 세분화와 시간 위치에 따른 표적설정이 가능해 담당 설계사가 추가로 상품을 판매하거나 가입 해지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업계의 빅데이터 활용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에 가장 큰 위험부담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다.
올초 카드사의 정보유출 사태를 비롯해 최근에는 홈플러스와 제휴한 보험사가 고객의 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카드업계와 더불어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각광받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보험업계가 추진해야할 사안"이라면서도 "최근 발생한 정보유출 등의 우려로 보험사들이 빠르게 이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