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시장 중위권 업체인 한불모터스가 모처럼 신바람이 났다. 29일 야심차게 공개한 '푸조 2008'의 계약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 한불모터스 동근태 상무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사전 계약 5일 만에 600대를 돌파했는데, 어제까지 집계 결과 1000대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말까지는 1200대 정도 계약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푸조 2008은 소형 CUV(크로스오버 비클)로, 유럽에서 르노 캡처(르노삼성 QM3), 미니 컨트리맨, 닛산 쥬크, 쉐보레 트랙스 등과 경쟁하는 차다.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4160×1740×1555mm로, QM3보다 35mm 길고 10mm 낮다. 푸조의 새로운 패밀리룩인 '캐츠 아이'를 308에 이어 적용했으며, 뒤로 갈수록 살짝 높아지는 '버블 루프'를 채택해 독특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실내는 동급 경쟁차에 없는 장비가 많다. 7인치 멀티미디어 스크린을 통해 라디오, 블루투스 등을 제어하는 'SMEG'이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뒤차의 헤드램프 불빛을 줄여주는 ECM 룸미러도 기본이며(QM3는 일반 룸미러), QM3에는 없는 커튼 에어백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60ℓ이고,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1194ℓ까지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 양쪽 측면에 마련된 2개의 그물망과 트렁크 매트 아래 22ℓ 수납공간에는 자잘한 짐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트렁크 바닥에는 다섯 개의 레일이 설치돼 적재물을 손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
1.6 e-HDi 디젤 엔진과 6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2008은 최고출력 92마력, 최대토크 23.5kg·m를 낸다. QM3는 90마력, 22.4kg·m로 2008보다 파워가 약간 떨어진다. 2008은 도심 16.2km/ℓ, 고속도로 19.2km/ℓ, 복합 17.4km/ℓ의 표시연비를 나타낸다. 이에 대해 동근태 상무는 "실제로 주행하면 20km/ℓ를 훌쩍 넘길 수 있어서 동급에서 가장 경제성이 뛰어나다"라고 밝혔다.
푸조 2008의 가격은 악티브 2650만원, 알뤼르 2950만원, 펠린 3150만원 등 3가지가 마련됐다. 르노삼성 QM3는 2250만~2450만원으로 2008보다 저렴하지만, 2008의 편의장비가 훨씬 많아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특히 파노마라 선루프와 파크 어시스트(주차 보조장치) 등은 동급 경쟁차에 없는 장비다.
한불모터스는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2008에 대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동근태 상무는 "내년부터는 2008 한 차종만 6000~7000대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물량 확보를 위해 송승철 사장이 푸조 본사에서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푸조 2008의 가세로 국내 CUV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올해 1~9월 판매실적을 보면, 르노삼성 QM3는 9923대, 쉐보레 트랙스는 7443대, 미니 컨트리맨은 1646대, 닛산 쥬크는 751대가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