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카타르에서 개최될 2022년 월드컵을 겨울에 열겠다는 의견을 모아 내년 3월 경에 구체적인 시기를 확정한다고 전했다.
FIFA는 집행위원회 2차 회의에서 카타르월드컵을 1~2월에 개최하는 1안과 11월~12월에 여는 2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4일(이하 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실무진 회의 결과를 밝혔다.
제롬 발케 사무총장은 "우리는 어렵게 카타르월드컵의 겨울 개최로 가닥을 잡았다. 1월 개최와 11월 개최 두 가지 안을 빠르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AP통신은 4일 "FIFA가 2022년 카타르월드컵의 겨울 개최를 둘러싼 여러가지 방안을 두 가지 안으로 좁히고 내년 3월에 개최 시기를 확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여름 한낮 기온이 50℃에 가까운 폭염의 날씨가 이어져 기존처럼 6∼7월에 월드컵을 치를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FIFA 의료진은 실무진 회의에서 카타르월드컵이 5∼9월에 열리면 선수, 지원인력, 관중이 건강을 해친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럽축구연맹과 유럽클럽협회는 프로 시즌 경기가 열리는 일정을 피한 4∼5월 밤에 대회를 열자고 요구했고 FIFA는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을 이유로 4∼5월 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2년 라마단은 4월2일부터 시작되며 일부 선수들이 대회 출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결국 FIFA 측은 한여름을 피한 겨울 시즌인 1월과 11월 두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그해 2월에는 동계올림픽 개최가 예정돼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동계 종목 국제연맹들은 올림픽과 기간이 겹치는 2022년 1∼2월에 월드컵을 여는 방안을 반대하고 있다.
11월 개최를 위해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럽 프로축구의 각종 리그 주요 경기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 프로축구 클럽들과 유럽축구연맹은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주요 경기들이 일제히 열리는 11∼12월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한편 당초 여름 개최를 고수하던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입장을 바꿔 FIFA가 의견을 수렴해 개최 시기를 결정하면 그에 맞춰 준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월드컵 대회를 유치할 당시 카타르는 경기장 곳곳에 냉방기를 설치해 여름 월드컵 관례를 지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