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새 채용제 "긍정적 효과" 기대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우리나라의 수능시험과 비슷한 SAT(Scholastic Aptitude Test)에 응시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아이비리그 대학, 스탠포드대 열풍이 불면서 SAT라는 말이 일상 용어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의 계열사에 취직하려면 SSAT를 봐야한다. '삼성직무적성검사'의 줄임말인데 SAT의 유명세를 능가한다. 한해 응시자만 20만명이 넘는다.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 중고생 참고서와 함께 SSAT 관련 문제풀이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학원가에서도 SSAT 응시자를 겨냥해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고 족집게 과외를 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최근 삼성그룹은 대졸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내년부터 대폭 변경하기로 했다. 핵심은 SSAT를 보기 전에 '직무적합성평가'를 하는 것이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연구개발(R&D)·기술·소프트웨어(SW)직군과 같은 이른바 공대 계열 지원자의 경우 전공 이수 과목 수·전공 난이도·취득 성적 등이 기준이다.
즉 대학을 다닐 때 전공 수업에 충실했다면 삼성 입사의 첫 관문을 상대적으로 쉽게 통과할 수 있는 셈이다.
영업·경영지원직군은 직무 에세이로 평가한다. 다만 삼성생명·화재와 같은 금융 계열사에 입사하려는 준비생은 마찬가지로 경영·경제 전공 공부에 충실하면 유리하다.
'직무적합성평가'가 도입되면 SSAT 응시자가 적잖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삼성고시'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고 학생들이 전공 과목에 심혈을 기울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된다.
토익 900점·어학연수·봉사활동과 같은 '취업 3종 세트'에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물론 삼성이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 학생의 성적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전기전자공학과와 화학공학과를 상대적으로 다룰 것인지 ▲직무에세이가 또 다른 서류전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게 하는 일 등이다.
일단 재계와 취업시장에서는 삼성의 이번 발표를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