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9회말 2아웃까지 모른다'고 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진땀나는 명승부가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터진 최형우의 끝내기로 삼성이 2-1로 승리했다.
4차전까지 2승을 나란히 가져간 두 팀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선발 투수들의 빛나는 호투에 힘입어 한 점차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선취점을 올린 넥센은 필승조를 투입했으나 1점을 지켜내지 못한 채 쓰라란 패배를 맛봐야 했다.
넥센의 선발 헨리 소사는 6⅓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와 삼분의 이 이닝 6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던 소사는 닷새 만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돌아왔다. 총 투구수 111개 중 스트라이크 73개를 던지며 볼넷 3개 탈삼진 7개를 기록했다.
소사는 7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갔지만 시속 150㎞에 가까운 직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1아웃 상황에서 대타 진갑용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소사는 필승조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 선발 벤델헐크의 투구도 빛났다. 타서의 도움을 받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벤델헐크는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시속 153㎞의 강속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돌려가며 넥센의 강타선을 막아냈다.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간 벤델헐크는 6회 박헌도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후 박동원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서간창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삼성은 8회부터 벤델헐크를 내리고 안지만을 투입했다.
삼성 타선은 8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마운드에 오른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가 기운 듯 했으나 9회말 삼성 타자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 타자로 나선 김상수가 유격수 앞 땅볼로 아웃 당했지만 나바로가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으로 출루했다. 박한이의 삼진으로 2아웃에 채태인이 우전 안타를 쳐 4번 타자 최형우까지 타순이 돌아왔다.
2아웃 2스트라이크 2볼 상황에서 손승락의 5구는 최형우의 방망이에 맞아 우익 선상을 타고 그대로 흘렀다. 3루에 있던 나바로와 1루 대주자로 나가 있던 김현곤이 홈으로 들어왔다. 동시에 삼성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