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러시아 진출 본격 시동…우리은행 블라디보스톡에 최초로 사무소 개설
10일 이순우 우리은행장(사진 왼쪽 여섯번째)이 국내은행 최초로 진출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사무소 개소식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우리은행 제공
국내 은행들이 러시아로 '금융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 이어 러시아까지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영토와 에너지 자원 부존량을 자랑한다. 인구 1억4000만명의 거대 내수시장, 풍부한 천연자원, 젊고 생산성 높은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래 성장 잠재력도 높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의 핵심거점인 블라디보스톡에 국내은행 최초로 사무소를 열었다.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극동지역 개발프로젝트의 중심지다. 최근 러시아 극동개발부 차관은 극동지역에 경제특구를 지정해 해외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우리은행 측은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8년 1월 러시아현지법인 설립 이후 2011년 8월 상뜨-페데르부르크 지점을 개설했으며, 이번 블라디보스톡 진출로 모스크바에서 극동지방에 이르는 현지영업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순우 은행장은 개소식에서 "한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는 블라디보스톡 진출을 통해 극동지역 개발에 참여해 현지기업에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러시아 진출에 적극적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9월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현지법인(법인명 러시아한국외환은행)을 오픈했다. 러시아현지법인은 지난 2008년 처음 사무소 형태로 진출한 후 올해 7월 러시아 감독당국으로부터 법인영업 인가를 받아 자본금 3000만달러, 총 직원 19명(본국 직원 3명)의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이번 러시아현지법인 개점으로 외환은행은 23개국에 걸쳐 총 90개의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게 됐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기업 뿐만 아니라 현지 협력업체 거래유치 등으로 모스크바 현지 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는 러시아에서 현지 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앞으로도 해외 금융기관과 합작 또는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