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오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포함해 취임 이후 4번째 회담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업무오찬을 마친 뒤 오바마 대통령과 20여분간 회담해 북핵문제와 관련, 국제사회의 단합된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공감했으며 박 대통령은 바이러스 퇴치 등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을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한미 양측은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상들의 일정이 분 단위로 촘촘하게 짜여진 다자회의의 특성상 두 정상이 공통으로 비는 시간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아서였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회담 직전까지도 회담 시간과 장소, 형식 등이 확정되지 않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됐다.
실제로 베이징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께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오늘 열리는 것에 가능성과 무게를 두고 조율 중이나 100%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브리핑을 했다.
이처럼 한미 양측이 회담 시간을 놓고 막판까지 조율을 거친 탓에 회담 형식도 예전과는 달리 간소하게 꾸며졌다. 두 정상은 각자 1인용 소파에 앉아 통역만 대동한 채 대화를 나눴다. 회담 시간은 총 20여분이었지만 통역이 중간에 끼다 보니 실제로 두 정상이 대화를 나눈 시간은 10여분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