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에 축구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박주영(알 샤밥)이 슈틸리케호 첫 경기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박주영은 14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공격포인트를 따내지는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은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중동원정을 통해 대표급 선수들의 경쟁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브라질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잠시 멀어져 있던 박주영을 호출했다.
지난달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박주영을 외면했지만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였던 박주영의 기량을 체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격적으로 박주영을 부른 것이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은 '동갑내기' 이근호(알 자이시)의 컨디션 난조 때문에 선발 요원으로 요르단을 상대하는 행운을 맞았다. 박주영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기였다.
박주영은 원톱 스트라이커지만 김민우(사간도스), 남태희(레퀴야), 조영철(카타르SC)과 유기적으로 자리를 바꾸는 스위칭 플레이에 잘 녹아들면서 나쁘지 않은 몸놀림을 펼쳤다. 다만 전반에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한 것은 원톱 스트라이커로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3분께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강력한 중거리포를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이 슈팅은 박주영의 유일한 골 기회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진을 모두 교체하는 가운데서도 원톱 스트라이커 자리에 박주영을 그대로 남겼다. 박주영의 플레이를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의도였다. 더불어 후반 시작과 함께 주장을 맡은 차두리(서울)가 교체아웃된 뒤에는 주장 완장을 대신 맡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를 평가할 때 슈팅 개수와 골로 평가하게 마련이지만 박주영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경기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료의 마지막 패스에서 실수들이 자주 나오면서 박주영이 제대로 된 지원을 많이 못 받은 측면이 있다"며 "칭찬할 부분은 다른 선수들보다 침착했고 볼 간수도 잘했을 뿐만 아니라 체력에서도 밀리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