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기들이 점점 인간과 닮아가고 있는 가운데, 화면이 휘어져 있는 '커브드 TV'가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최근 IT업계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곡선이 주를 이루는 인체 공학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인체 구조를 반영한 기기들은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통해 더 쉽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커브드 UHD TV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4200R(반지름이 4200㎜인 원의 휜 정도) 곡률의 스크린을 구현한 TV로 휘어 있는 화면이 실제와 같은 몰입감을 준다. 특히 안구의 모양처럼 휘어 있는 화면을 채택해 눈의 피로를 낮춰준다. 화면과 눈의 거리가 측면과 중앙부 모두 일정하기 때문에 빠른 영상을 보더라도 눈동자가 초점 조절 없이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 반면 일반 평면TV의 경우 중앙부에서 측면으로 눈동자를 돌리게 되면 눈과 TV 사이의 거리가 멀어져 초점을 다시 조절해 피사체를 인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눈의 피로가 가중되는데 커브드 TV는 '눈을 닮은' 디자인으로 이러한 점이 개선해 눈의 피로를 낮추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커브드 UHD TV는 출시 5개월 만에 국내에서 누적 판매 1만대를 기록했으며 이후 세 달 만에 누적 판매 5만대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출시 초기에는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에 한정됐으나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보급형 커브드 UHD TV, 풀HD급 커브드 TV까지 확장됐다. 커브드 TV 모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보급형 UHD TV 55형 모델의 경우 단일 모델로 월 판매 300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LG전자도 올해 초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OLED TV에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가변형 OLED TV'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다음해 1월 열리는 CES의 출품 제품을 대상으로 미국가전협회(CEA)와 미국산업디자인협회(IDSA)가 기술과 디자인을 평가해 선정하는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전자의 가변형 올레드 TV는 리모컨으로 화면곡률을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휘어질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곡률은 평면부터 화면 크기와 시청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대 곡률까지 조정 가능하다. 사용자가 원하는 곡률로 조작 가능하기 때문에 TV를 보는 환경과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