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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은행 효율성 제고위해 인터넷전문은행·금융실명제 완화 검토해야"

ⓒ백아란 기자



# 은행에 들어온 고객이 까페처럼 커피를 마시고 점심식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한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이 광경은 이미 미국 움프쿠아은행(Umpqua Bank)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미국 오리건 주의 지방 중소은행에서 출발한 이 은행은 지점(branch)을 상점(store)으로 바꾸고, 1명의 책임자를 제외하고는 같은 계급의 만능직원을 배치하는 등 소매업 관점에서 차별화된 채널 전략을 추진하는데 성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이하 BoA)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해 지점 수를 줄이면서 대도시 터미널 집중 방식의 '허브 앤 스포크(Hub&Spoke;)' 형태로 점포전략을 바꿨다.

수익성을 제고하는 한편 영업채널 효율화를 위한 방안이다.

글로벌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국내은행 또한 점포 전략에 대한 효율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위해 인터넷전문 은행 등 새로운 채널과 제도적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은행의 채널·점포 효율화 방안 및 정책적 시사점' 토론회에서 "인터넷, 모바일 채널과 SNS 채널의 영향력이 커지는 등의 금융환경 변화를 은행에서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의 경영 환경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점포망을 재정비하고, 비대면 금융서비스 강화 등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서 연구원은 "JP모건체이스의 경우 원격 상담시스템이 갖춰진 '셀프서비스 점포'를 도입하고, BoA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포망을 16.2% 축소하는 등 글로벌 은행들은 이미 비대면 채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점포망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은행입장에서는 비용 효율성을 제고하고, 고객입장에서는 편의성과 접근성을 고려한 특색있는 새로운 형태의 점포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은행들의 거래 중 비대면거래는 전체의 88.4%에 달한다. 이에 반해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국내은행 전체 점포 7704개 가운데 약 10%인 737개는 적자상태다.

더욱이 부실점포 통폐합에도 점포당 당기순이익은 작년 말 5억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1.6% 감소했다. 이는 카드 사태가 발생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서 연구원은 은행 지점의 통폐합이나 구조조정을 해결방안이 아니라고 선을 긋었다.

그는 "비용절감을 위한 점포망 축소는 자칫 고객이탈에 따른 수익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혁신 점포에 대한 단기 실적주의를 배제하고 점포의 역할 재정립과 영업시간 조정, 창구 폐쇄, 직원교육 강화 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위한 전략 방안으로는 금융실명제법 완화와 인터넷 은행설립, 복합점포, 콜센터 통합·운영 등이 꼽혔다.

서 연구원은 "기존 은행들이 통신사 등과 합작 또는 단독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자회사로 설립해 비대면 채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가격, 마케팅 등의 차별화를 통해 젊은 세대 공략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금융실명제법 완화 카드도 제시됐다.

서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선 금융실명제법에 따라 은행 정규 직원이 직접 고객을 만나 실명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며 "완화할 경우 대포통장 등을 이용한 금융범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지문 인식과 화상 통신도 본인 확인에 똑같은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금융지주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국내은행의 입장에서는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의 발표를 계기로 계열사들과의 복합점포를 설립함으로써 비용과 수익 면에서 시너지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온·오프라인 금융상품의 수수료·금리 차등화를 허용하고, 콜센터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 종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윤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현재 (금융실명제 완화를)추진하고 있지는 않지만,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금산 분리라는 이슈가 있지만 업종간 융합, 리스크 관리 등이 전제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금융권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 방안 중 하나가 인터넷 전문은행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은행측에 독과 약,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고객 편의라는 관점, 융합 트렌드의 관점에서 공론화 될 필요가 있다"며 "채널과 점포, 콜센터 문제 역시 중장기적 관점에서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은정 중앙대학교 교수는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은행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수익성 저하된 지점의 통폐합과 혁신은 불가피하지만 리스크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 사회적 책임, 중장기적 추세파악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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