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저 공포' 확산 수출기업 비상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 금융시장에 또다시 엔저 공포가 불어 닥치면서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17일 올 3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를 연율 기준 마이너스 1.6%로 발표했다. 이는 성장률이 반등해 2.2%를 기록할 것이란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수준이다. 3분기 경제는 전분기 대비로도 0.4% 후퇴했다.
주요 외신들은 "올 봄 소비세 증세 이후 개인 소비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각부는 이와 함께 앞서 발표된 2분기 성장률 확정치도 마이너스 7.1%에서 7.3% 후퇴한 것으로 하향 수정했다. 일본의 2분기 성장률에는 지난 4월 소비세율 1차 인상(5%→8)에 따른 소비 침체가 큰 영향을 미쳤는데, 3분기에도 회복력이 더뎠다. 3분기 개인 소비는 전분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일본 경제가 3분기에도 경기후퇴 국면을 이어가면서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2차 인상(8→10%)을 추진하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더욱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째 감소한 것은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사실상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아베 신조 총리는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 세율 10%로 인상을 연기하고,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는 방침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상황은 엔저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들이다. 앞으로 한국 경제는 더욱 거센 엔저 파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리고 있어 외환건전성,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엔저는 미국이 용인했다는 점에서 종전 엔저와 다르다"고 언급한 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을 파트너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가장 큰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일본 제품보다는 한국 제품이 선호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접근했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상황도 안 좋아지다 보니 수출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