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이 안 좋은데 법인세 인상은 무리다.""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 인상은 필수다."
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증세'가 정치권에 이어 재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가장 확실하면서 세수 증대 효과가 큰 법인세를 올려 복지재원을 충당하자는 주장에 대해 재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야권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선진국 법인세율의 경우 미국 39.1%, 일본 37%, 프랑스 34.4%, 독일 30.2%이고, 조세 부담률을 비교하면 한국은 OECD 국가 평균의 60%"라며 "한국의 법인세율을 25%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야권은 정부의 법인세 정책을 '부자감세'로 몰아부치며 내년 예산안 편성에 반영한다는 의지다.
이에 대해 재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경련을 필두로 한 기업단체는 18일 "법인세 인상과 관련된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네 가지다. 먼저 법인세 인상논의를 하기에는 최근 실적이 나쁘다는 것. 국내 간판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하고 있으며 적자를 내는 기업들도 부지기수다.
실제 주요 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올해 상반기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악화 추세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들어 대기업 과세가 이미 강화되고 있다. ▲대기업 최저한세율 인상 ▲공제·감면 축소 ▲기업소득환류세제 신설 등 대기업에 대한 실질적 증세효과를 가져오는 여러 제도가 도입 또는 도입 예정이다. 상위 0.1% 기업이 법인세 전체의 2/3를 부담하는 가운데 법인세 인상은 상위 기업의 발목을 더 세게 잡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법인세 인하와 기업 세부담 완화를 추진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대 이후 지속 하락 추세며 금융위기 이후 최근에도 인하 또는 최소 현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율인하뿐 아니라 주요국들은 투자공제율 인상, 세제 인센티브 부여 등 기업 세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법인세 수준은 주요국이나 경쟁국에 비해 낮지 않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한국의 법인세율은 OECD 평균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나 아시아 경쟁국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세율인하 측면에서도 2000년대 이후 OECD 평균 7.2%p 인하하는 동안 한국은 6%p 인하에 그쳤다.
GDP 및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도 OECD 상위권일 뿐 아니라 증가추세다. 아시아 법인세율을 보면 중국 25%, 대만·싱가포르 17%이며 한국은 22%다.
전경련 홍성일 팀장은 "미국, 일본과의 비교 자체가 무리다. 이들 국가와 한국의 경제 규모는 큰 차이가 난다. 덩치가 클수록 세부담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국내 사정상 '투자여건 조성→법인소득 증대·고용확대→세수증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법인세 인상에 반대했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최근 "법인세는 소득세와 달리 상위 계층 만에 부과되는 세목이 아니다"라며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은 비용축소와 상품가격조정, 투자자본 이동 등에 나서면서 조세 전가가 일어나고, 부담은 근로자와 소비자등 국민 모두에게 옮겨간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