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 등을 통해 판매되는 보험인 '방카슈랑스'에 관해 소비자들이 예·적금과의 차이를 정확히 고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방카슈랑스의 소비자 불만 246건을 분석한 결과 은행과 증권사 직원의 상품 설명 불충분에 따른 불만이 65.1%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보험상품의 설명 미흡(34.6%) ▲방카슈랑스를 예·적금으로 오인토록 설명(25.6%) ▲사업비와 판매수수료 미고지(4.9%) 등이 포함됐다.
이어 청약철회·해지 시 환급금 불만(17.9%), 보험실효에 따른 불만(3.7%), 대출거래 시 비자발적 가입(2.8%) 등이 뒤따랐다.
또 최근 1년 이내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에 가입한 적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4명은 은행창구에서 권유(41.8%)받아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자발적 가입(37.0%), 은행직원의 전화권유(14.2%), 친구나 이웃의 추천(13.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은행창구에서 권유받아 방카슈랑스에 가입한 응답자 10명 가운데 8명인 81.3%는 당초 예·적금을 가입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한 것으로 나왔다.
실제 이들이 보험 가입을 권유받은 창구도 과반수가 예·적금 대출을 취급하는 일반 창구(58.4%)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들이 은행직원에게 받은 권유 내용은 예·적금 또는 펀드보다 유리하고 예·적금과 유사한 상품이라는 것"이라며 "가입 당시 보험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응답자(49.3%)보다 설명을 들었으나 보험과 예·적금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거나 예·적금으로 알았다는 응답자가 50.7%로 많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원은 상위 10개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상품을 무작위로 선정해 홈페이지·안내서의 중요정보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해당 상품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표시한 은행을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 은행직원이 방카슈랑스 가입 권유 시 보험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중요정보 중 사업비와 판매수수료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표시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방카슈랑스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불완전판매가 근절되지 않았다"며 "상당수 소비자가 방카슈랑스와 예·적금의 차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예·적금으로 오인해 가입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