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지속과 금리 하락 등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엔화대출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거주자 외화대출 취급현황'에 따르면 올 9월 말 엔화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17억9000만 달러가 줄어든 58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만든 2003년 4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지난 2012년 말 엔화대출액이 130억9000만달러였다는 점을 볼 때 1년9개월만에 절반 이하로 감소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엔 환율의 하락에 따른 대출 상환과 원화 대출 전환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국내 은행의 거주자 외화대출은 253억5000만 달러로, 작년 말보다 1억8000만 달러 늘었다.
이 가운데 달러화 대출은 기업의 무역결제자금 수요 증가로 전년대비 19억3000만 달러 증가한 192억7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대출 평균 금리는 달러화 2.68%, 엔화 2.97%로 지난해 말보다 0.2%포인트, 0.26%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지난 9월까지 주요 선진국들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데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 자산 선호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외화 대출 차주의 환차익은 환율 하락 영향 등으로 2000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2분기 이후 원·엔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엔화 대출 차주의 환차손 규모는 작년말 20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은행 건전성을 보여주는 외화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 외화대출비율은 전년말과 비교해 각각 0.04%포인트, 0.22%포인트 내려간 0.47%, 1.62%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지난 2010년 말 이후 감소하던 외화대출은 1분기중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이후 엔低에 따른 엔화 대출의 상환 증가로 다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부실여신 정리노력 등으로 고정이하 외화대출비율이 전년말 대비 크게 하락하는 등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만 "미 연준(Fed)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앞으로 차주의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연간 외화부실자산 정리계획에 따른 각 은행의 이행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미흡한 은행에 대해서는 개별 지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