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경영권(지분 30%) 입찰에 교보생명이 불참을 선언하고 중국 안방보험만 참여하면서 매각작업이 실패로 돌아갔다. 우리은행 매각계획이 4차례나 무산되면서 국제적으로 한국 금융당국의 위상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우리은행 경영권 예비입찰에서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중국의 안방보험 한곳에 불과했다.
앞서 공정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는 지난 6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56.97%)을 경영권지분(30%)과 소수지분(17.98%)으로 나눠 일반 경쟁 입찰과 희망 수량 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경영권 입찰에는 안방보험만 참여하면서 유효경쟁 조건이 성립되지 않았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안방보험은 생명보험,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금융 업무를 취급하는 자산 7000억 위안(한화 약 121조원)인 중국의 대형 종합보험사다.
지난달에는 뉴욕 맨해튼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 달러(약2조1000억원)에 사들여 자금력을 과시했다. 또 벨기에 보험사 FIDEA를 인수하기도 했다.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면서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당국의 규제 등을 이유로 포기했다는 설이 나돌았지만 글로벌 금융사로서의 도약을 위해 막판 입찰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은행 인수에 참여가 예상됐던 교보생명은 이날 경영권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보생명은 이석기 교보생명 재무담당 전무가 전날까지 홍콩과 대만 등 해외 출장을 감행하면서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를 끝까지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분 34%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라는 점, 보험업법상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직접 조달 가능한 자금이 '자산의 3%(약 1조3천억원)'에 그쳐 투자자를 모으기 쉽지 않은 점 등이 끝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공자위는 이번 경영권 입찰 무산으로 내달초 회의를 열어 후속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