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반 돌입을 앞둔 프로농구 정규리그에 '부상 경계령'이 떨어졌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은 상위권 팀보다 중하위권 팀들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팀 당 약 20경기를 치르고 3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몇몇 팀들은 주전 선수의 부상 공백으로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전주 KCC는 9연패 늪에 빠지며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한 채 리그 9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선수인 하승진과 박경상이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10개 구단 중 10위인 서울 삼성도 기대가 컸던 신인 김준일이 폐렴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키스 클랜턴은 발 부상을 입어 약 1개월 가까이 결장을 예고했다. 가드 박재현과 포워드 임동섭도 부상 중이다.
성적이 좋은 팀도 주전력 선수들의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교롭게도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빅맨'들이 나란히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KCC의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을 비롯해 리그 7위 안양KGC 인삼공사의 오세근도 지난달 28일 왼쪽 발목을 다쳤다. 오세근의 코트 복귀는 짧으면 2주, 길면 4∼5주까지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삼공사는 28일 서울 SK를 상대로 대패했지만 다행히 지난달 30일 부산 KT를 잡고 한숨을 돌렸다. 리그 7위로 갈 길 바쁜 인삼공사는 오세근에 이어 포워드 양희종까지 부상이라 '비상시국'이다.
KCC 역시 센터 하승진을 비롯해 가드 박경상이 부상 중이라 경기 출전이 어려운 상태다.
창원 LG는 지난 시즌 신인왕 김종규가 11월 29일 KCC 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울산 모비스, 서울 SK 등과 함께 '3강'으로 지목된 LG는 시즌 초반 데이본 제퍼슨, 기승호 등의 부상 공백 탓에 7위(8승12패)에 밀려 있는 상황에서 김종규까지 다쳐 팀 전력에 큰 구명이 생겼다.
1위를 달리는 모비스도 주득점원인 문태영이 지난달 20일 SK와의 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이후 결장 중이다. 모비스는 문태영 외에 이대성, 천대현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4위 고양 오리온스 역시 허일영, 김강선 등이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두권 진입이 절실한 6위 KT는 팀의 간판인 조성민이 무릎 부상으로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2군 리그인 D-리그에 출전하며 복귀 채비를 마쳤다. 서울 삼성은 가드 박재현이 이달 중 코트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워드 임동섭은 내년 1월을 바라보고 있다.
리그 최하위권 두 팀의 이번 주 일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 늪에 빠진 가운데 9연패의 KCC가 2일 6연승의 인천 전자랜드와 맞선다. 최근 리그 최하위 삼성을 상대로 16연승을 기록 중인 1위 모비스는 5일 17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