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 있는 사랑' 이시영./tvN '일리 있는 사랑' 방송 캡처
지난 2일 방송된 드라마 '일리 있는 사랑' 2화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시영과 엄태웅의 눈물 연기가 일품이었다.
장난스럽고 엉뚱했던 극 중 일리(이시영)는 마냥 4차원 소녀가 아니었다. 일리는 희태(엄태웅)앞에서 처음으로 눈물과 함께 미대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속 얘기를 쏟아냈다. 희태는 그런 일리의 모습에 물 흐르듯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여름방학 날 희태와 일리는 현실을 잠시 잊고 달콤한 데이트를 즐겼다. 희태는 차마 일리에게 미국으로 유학을 갈 것이란 얘기를 하지 못했다. 각자 못한 말을 품고 택시를 기다리던 이들의 눈앞에서 차 사고가 난다. 운 좋게 피했다는 안도도 잠시, 또 다른 차가 일리와 희태를 덮쳤다. 위험을 직감한 일리는 몸을 던져 희태를 지켜냈다. 희태를 끝까지 지켜내겠다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2화의 결정적 장면이기도 했다.
죄책감에 시달리며 미국행을 주저하던 희태를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일리였다. 이미 희수(최여진)를 통해 희태의 합격 소식을 알고 있던 일리는 사고 전 희태에게 진심이 담긴 편지를 선물 사이에 넣어뒀다. 희태는 아쉬움을 남기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7년이 흘렀다. 한국으로 돌아온 희태는 페인트 공으로 변한 일리와 다시 조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단연 이시영의 감정 연기가 돋보였다.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눈물로 이야기하는 이시영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7년이 지나 성인이 된 일리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과호흡 증후군에 시달린다. 이시영은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사랑스러운 김일리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내며 호평을 이어갔다.
'일리 있는 사랑'의 김도우 작가는 전작에서도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내며 높은 공감을 이끈 바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여주인공 김선아는 뚱뚱하고 예쁘지 않은 외모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여성에 대한 시선에 당당히 맞서며 통쾌함을 안겼다. '여우야 뭐하니'의 고현정은 나이에 맞지 않게 어리광을 부리거나 시집을 못간다는 이유로 구박받는 노처녀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나도 꽃'의 이지아는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순경으로 출연해 발랄하고 코믹한 연기로 사랑 받았다.
단 2회만으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이시영은 이대로라면 이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다는 평이다. 2화까지 이시영은 고등학생 일리의 엉뚱하고 순수한 내면을 연기했다면 앞으로 진행될 극에서는 본격적인 여인을 연기할 예정이다. 개성과 공감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 잡힌 연기를 선보일지도 관전포인트가 된다.
한편 '일리 있는 사랑' 3화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했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시들해진 일리와 희태가 그려진다. 그들 앞에 이수혁(김준)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은 매주 월·화요일 tvN을 통해 전파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