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매각 유찰로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이 2차 M&A(인수합병)을 계속 추진하는 것에 대해 법원과 채권단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팬택 채권단과 법원은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제1회 관계인집회에서 인수합병 등 긍정적인 방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매각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이 기업계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기로 한 것이다.
삼정회계법인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팬택의 청산가치는 1505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 1114억원보다 391억원 더 높다. 팬택을 회생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현재로선 이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것은 오히려 팬택이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팬택 관계자는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는 객관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나온 것이지만 이는 팬택의 기술력을 감안했을 때 저평가된 것이라고 보는 관심기업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관계인집회에서 이준우 팬택 사장은 "청산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 것은 운전자금 부족으로 자재를 제대로 확보치 못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합병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면 조속한 시일 내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고 채권회수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팬택에 관심이 있었던 국내외 기업들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투자 조건, 구조 등에 대해 보다 신축적인 형태로 2차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팬택은 지난달 21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유찰된 후부터 계속해서 2차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빠르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윤준석 수석 부장판사는 "팬택은 직원도 많고 회사가 지닌 중소기업의 상징성도 있어 법원으로서도 가능한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을 하면 희망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