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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콘서트리뷰] 잭 블랙의 '록 스피릿',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

잭 블랙이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을 열었다. /프라이빗커브



기타리스트 카일 개스와 결성한 밴드…총 3장의 정규 앨범 발표

영화로 보여준 끼와 음악에 대한 열정, 무대에서 그대로 발산

할리우드 영화 '스쿨 오브 락' '쿵푸 팬더' 등으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배우 잭 블랙(45)이 록커로 한국을 찾았다. 매서운 추위가 연일 이어지던 5일 밤 잭 블랙의 밴드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묵직한 록 사운드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오프닝을 맡은 인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테네이셔스 디의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은 제대로 놀 준비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테네이셔스 디는 약 2시간 동안 한 차례도 쉬지 않고 열정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에서 카일 개스(왼쪽)과 잭 블랙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프라이빗커브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에서 카일 개스(왼쪽)과 잭 블랙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프라이빗커브



◆ 잭 블랙은 '진짜 록커'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에서 마빈 게이의 노래를 열창하던 모습과 '스쿨 오브 락'에서 학생들에게 록을 가르쳐 주던 가짜 음악 선생님을 연기하던 잭 블랙을 떠올린다면 무대 위의 '록커' 잭 블랙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잭 블랙과 기타리스트 카일 개스(54)가 1994년에 결성한 록밴드 테네이셔스 디는 지금까지 총 3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2006년 영화 '테네이셔스 디 인 더 피크 오브 데스티니'에도 출연해 코믹한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들이 '코믹 밴드'인 것은 결코 아니다. 테네이셔스 디가 2001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트리뷰트'는 미국에서 100만장 이상 팔리며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또 펄 잼·푸 파이터스 등 유명 록밴드 공연의 오프닝 무대에 오르며 록커로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 포스터. /프라이빗커브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신명나는 오프닝 공연 후 무대는 암전에 휩싸였다. 어둠 속에서 기타와 드럼 등 악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한겨울의 추운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 반팔 차림의 잭 블랙과 카일 개스가 등장했다. 히트곡 '트리뷰트'의 전주 부분인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환호성으로 그를 맞이했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최고의 노래"라는 잭 블랙의 설명으로 시작된 '트리뷰트'는 테네이셔스 디의 정체성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곡이었다. 잭 블랙을 그저 코믹 연기의 대가쯤으로만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그의 화려한 기타 플레이에 놀랐을 것이다.

잭 블랙이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을 열었다. /프라이빗커브



◆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록 공연

이날 잭 블랙과 카일 개스는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만큼 무대 위에서 완벽한 궁합을 보여줬다. '라이즈 오브 더 피닉스'를 부른 뒤 두 사람은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다가 이내 싸우는 시늉을 했다. 잭 블랙은 카일 개스에게 면박을 줬고 개스는 "밴드를 관두겠다"며 무대 뒤로 사라졌다. 마치 한 편의 뮤지컬 같은 연출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깨알연기의 대가' 잭 블랙은 무대 뒤로 따라 들어가 "제발 이러지마, 친구. 나는 돈이 필요하단 말이야. 마약도 필요하고"라며 그만의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대사를 던졌다.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자 그는 "이런! 마이크가 켜져 있었군"이라며 능청을 떨었다.

허겁지겁 무대 위로 다시 올라온 잭 블랙은 카일 개스 없이 '듀드'를 부르기 시작했다. 잭 블랙은 "아이 토틀리 미스 유"가 반복되는 가사를 읊으며 개스를 그리워했다. 개스는 조심히 모습을 드러냈고 두 남자는 격한 포옹을 나눴다. 하지만 이 장면마저 웃음을 자아냈다. 두 배불뚝이 아저씨가 기타를 앞에 둘러맨 채 포옹하려니 팔이 닿지 않아 낑낑댄 것. 음악은 진지했지만 연출은 유머러스했다. 이것이 바로 테네이셔스 디의 매력이었다.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에서 카일 개스(왼쪽)과 잭 블랙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프라이빗커브



◆ 쇼는 반드시 계속되어야 한다

잭 블랙이 출연한 수많은 영화들 중 단 한 편이라도 본 관객이라면 그가 가진 엄청난 끼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터. 스크린을 뚫고 나온 그의 끼는 이날 라이브 무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장난치듯 진지하게 록을 노래하던 잭 블랙은 '재즈'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이날 잭 블랙은 재즈에서 가사 대신 "다다다디다다" 등 아무 의미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창법인 스캣에 도전했다. 기타·베이스·드럼 등 세션의 연주에 맞춰 스캣을 흥얼거리던 그는 갑자기 "스캣, 스캣, 킷캣. 킷캣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캔디"라고 말했고 관객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개스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즉흥 연주 도중 갑자기 리코더를 꺼내 들었다. 개스의 어설픈 리코더 연주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 개스는 더 큰 리코더 한 개를 더 꺼내들어 입에 물었다. 그런 그의 곁에는 '짝꿍' 잭 블랙이 있었다. 그는 개스의 형편없는 연주에도 연신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에서 카일 개스(왼쪽)과 잭 블랙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프라이빗커브



잭 블랙이 5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테네이셔스 디 내한공연을 열었다. /프라이빗커브



공연이 중반에 접어 들었을 무렵 잭 블랙은 "쇼는 반드시 계속 되어야 한다(The show must go on)"고 말했다. 그 말대로 이날 잭 블랙과 카일 개스는 입고 있던 반팔 티셔츠가 모두 땀으로 젖을 정도로 열정적인 공연을 펼쳤다. 어느덧 공연은 막바지로 접어들었고 테네이셔스 디는 '더블 팀'을 마지막 곡으로 선택했다. 코믹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무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앙코르 요청이 쏟아졌다.

땀에 젖은 티셔츠를 갈아입고 무대 위로 다시 올라온 잭 블랙은 "딱 두 곡만 더 부를 거다. 내일 공연에는 오늘과 다른 노래 3곡을 부를 것이니 또 오라"며 능청을 떨었다. '더 후' 'FHG'를 앙코르로 부른 잭 블랙은 "내일은 또 다른 티셔츠 두 장을 입을 것이니 또 오라"고 말하며 아쉬워하는 관객들에게 "땡큐, 굿나잇"이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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