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대리점주: "받을 상황이 아니니까 이야기하는 것 아니야 내가 지금"
남양유업의 영업사원: "받고 버리든가…버려, 그러면"
남양유업 대리점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제품을 버리다니"
남양유업의 영업사원: "버리라고요, 망해 망하라고요 망해, 이 씨XXX"
지난해 3월 공개된 남양유업의 영업사원과 대리점주의 위 통화 내용은 온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며 소위 말하는 '슈퍼 갑질'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또, 지난해 4월 포스코에너지 모 상무가 미국으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라면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며 승무원을 폭행해 '라면 상무'라는 신조어로 국민의 공분을 샀으며, 베이커리업체 프라임베이커리의 강수태 회장은 호텔 주차장에서 차를 빼달라는 직원의 뺨을 지갑으로 때려 '빵 회장' 불리며 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계속되는 슈퍼 갑의 횡포에 사회 전반에 걸쳐 '가진 자'와 '사회 지도층'의 반성을 촉구하는 여론이 이어졌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엔 '땅콩 회항' 사건이 터지며 슈퍼 갑질의 결정타를 날렸다.
지난 8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기내 승무원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고성을 지르며 책임자를 항공기에서 내리게 한 것.
이 과정에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대한항공의 항공기가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 사무장을 내려놓느라 출발이 지연돼 250명의 승객이 영문도 모르고 불편을 겪었다.
이 사건은 한 승무원이 일등석에 타고 있던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를 건넸고 조 부사장은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면서 고성을 지르며 승무원을 혼냈다.
또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를 책임진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확인해보라고 요구했고 사무장이 태블릿컴퓨터에서 관련 규정을 즉각 찾지 못하자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지시했던 것이다. 당시 조현아 부사장이 음주 상태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조 부사장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으며 결국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부사장 직위와 계열사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해 '무늬만 사퇴'라는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해당 비행기의 '램프리턴'과 관련해 기장이 관제탑과 주고받은 교신을 분석하는 한편 기장과 승무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어 조현아 부사장의 사법처리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술에 취해 기내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잊을만 하면 계속해서 반복되는 '가진 자'와 '사회 지도층'의 '슈퍼 갑질' 횡포는 더 이상 자기 반성 요구만으론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는 '슈퍼 갑질'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한 '일벌백계(一罰百戒)'만이 그나마 사회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한편, 10일 참여연대는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을 항공법 위반 등으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