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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대한항공 '땅콩 리턴' 사태 진실공방 후폭풍…숙원사업도 스톱



'땅콩 리턴'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재벌가 최초로 부녀사과까지 했지만, 사태가 가라앉기는커녕 진실공방 양상까지 불러일으키며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항공법 위반, 위증 등 법적 논란에 이어 특급호텔 건립 등 신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및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한진그룹으로서는 총체적인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사정당국 칼날 앞에선 대한항공

지난 12일 오후 3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로 출두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당시 사무장이 폭언·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르는 일이다", "처음 듣는 일이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한 방송 매체는 당시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던 사무장 인터뷰를 통해 "조현아 부사장이 땅콩을 제공했던 여 승무원을 질책하고 있어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사무장으로서 용서를 구했는데, 조 부사장이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케이스로 찔러 손등에 상처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 인간적인 모욕감과 치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회사측에서 검찰이나 국토부에서 조사를 받게 되면 거짓진술을 하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여기에 지난 13일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과 승무원에 대해 '폭언·폭행이 없었다'는 대한항공 측 주장이 거짓이라는 탑승객의 증언까지 언론에 공개됐다.

사건 당시 조 전 부사장의 바로 앞자리 일등석에 앉았던 박모(32·여)씨는 13일 서울서부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 앞에서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내릴 것을 강요했고 승무원에게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를 밀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일반석 사이 커튼이 접힌 상태에서 일반석 승객도 다 쳐다볼 정도였다"며 "승무원을 밀치고 처음에는 승무원만 내리라고 하다 사무장에게 '그럼 당신이 책임자니까 당신 잘못'이라며 사무장을 내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의 사과가 진정성을 의심 받으면서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

검찰은 앞서 해당 항공기의 기장과 사무장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13일 승객 박씨 등 관련자를 불러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 혐의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조 전 부사장을 비호하기 위해 사무장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하고 이번 사건의 유출자를 찾으려고 직원들의 휴대전화 메신저까지 검열한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의 경우도 모든 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미지 타격은 물론이고 사정 당국의 칼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사업도 '올스톱'되나

특히 대한항공의 숙원 사업이던 종로구 송현동 특급호텔 건립도 이번 사태로 여론의 역풍을 맞으며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옛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일대 3만7000여㎡를 2900억원에 사들여 7성급 호텔 신축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현행법상 학교근처 반경 200m이내에 관광호텔을 신·증축할 수 없다는 현행법에 막혀있다.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 등 3개 학교가 주변에 있어 호텔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측은 지난 2010년 종로구에 특급호텔을 비롯한 다목적 공연장, 갤러리 등의 복합문화공간 조성 계획을 신청했지만, 중부교육청은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불허했다. 조 전 부사장은 그간 호텔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밝혀왔다.

정부도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관광호텔도 유해시설이 없으면 학교주변에 지을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국회 통과를 추진해 대한항공의 호텔건립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의 도를 넘은 이번 '슈퍼 갑질'이 대중의 공분을 일으키며 호텔신축의 명분마저 날려버렸다.

지난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송현동 호텔건립 추진의 중심인 조현아 부사장이 여론의 압박을 못 이기고 사퇴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간 재벌의 행태처럼 복귀할 것은 뻔한 시나리오다. 이후 여론이 잠잠한 틈을 타 또다시 해당 부지 호텔건립은 재추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 최승섭 부장은 "역사와 교육은 어느 것보다 소중하고 철저히 보장해야 하는 의무이자 권리로, 정부 여당과 한진일가는 더 이상 천박한 인식으로 이 같은 소중한 것을 파괴하지 말고 하루빨리 상식에 걸 맞는 행동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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