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0% "임금체계 개편할 것"
300인 이상 대기업 10곳 가운데 7곳은 60세 정년 의무화가 시행되면 임금피크제 등 전반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할 전망이다.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정년 60세와 노동시장 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근로자가 정년까지 근무하는 대기업은 10곳 중 6곳이었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의 취업규칙상 정년은 평균 58.2세였고 구체적으로 보면 60세 이상 28.7%, 55세 23.2%, 58세 22.7%, 57세 12.2% 순이었다.
대다수 근로자가 정년까지 근무하는 기업은 59.1%였고 명예퇴직 등으로 규정된 정년보다 일찍 퇴직하는 기업이 21.5%, 정년을 거의 채우지 못하는 기업 16.6%, 무응답 2.8%였다.
60세 정년의무화가 시행되면 75.7%의 기업이 임금피크제나 전반적 임금체계 개편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다.
정년인 60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되 만 57세가 되는 해부터 1년차에는 원래 받던 임금의 75%, 2년차에는 55%, 3년차에는 35%를 받는 방식이다. 대신 만 57세가 되면 퇴직금을 받은 뒤 별정직 등으로 일하게 된다.
◆아빠와 아들의 일자리 싸움
다만 60세 정년 의무화가 젊은이들의 취업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일자리를 놓고 '세대간 경쟁'이 예상된다 .
즉 60세까지 일하는 아버지가 늘면서 30세 전후인 아들·딸이 신입사원이 되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2016년 60세 정년 의무화가 신규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32.6%가 '매우 부정적', 39.8%가 '다소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기업 10곳 중 7곳이 신규채용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별 영향없음'이라고 밝힌 업체는 26.0%에 그쳤다.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300인 이상 대기업의 근로자 10명 중 4명 정도가 정년을 채우지 못했었는데 2016년부터 모든 근로자가 정년까지 근무하게 됨에 따라 신입직원을 뽑을 TO(일정 규정에 기반한 인원)가 없어지고 인건비가 늘어나게 됐다. 2016년 2월 졸업생부터는 힘든 취업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