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단이 극한의 상황에서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 점검' 강연에 심취했다.
삼성 사장단은 17일 오전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윤호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기후변화연구부장(박사)을 초청해 '극한의 위기관리 리더십'에 대해 경청했다.
윤 박사는 남극 세종기지 대장으로 활약하며 탐사 활동에 전념해왔다.
윤 박사는 세월호 참사를 예로 들며 위기 극복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리더는 극한의 상황이나 위기 시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박사는 이어 "세월도 선장은 구명복을 입혀서 밖으로 나오도록 해야 하는데 안에 있게 했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기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리더였다"고 비판했다.
남극과 같은 극한의 환경에서는 기본에 충실하지 않을 경우 동료들의 생명을 잃는다고 윤 박사는 힘줘 말했다.
삼성그룹의 위기 관리 능력과 리더십은 합격점이라는 게 윤박사의 평가다.
그는 "삼성은 최근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의 다운사이징으로 위기에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방향과 속도 측면에서 기본에 충실한 리더십"이라며 "최악의 위기를 가정하고 전략회의를 여는 점 등 빨리 내려놓는 게 삼성의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박사는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
그는 "비전, 자금동원 능력, 경영철학 등은 리더십의 본질이 아니다. 조직원들을 진정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리더십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원을 먼저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윤 박사는 강연 후반에 삼성 사장단 회의를 남극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삼성 경영진이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전략을 세우려면 극한의 환경을 체험하는 게 필요하다는 요지다.
그는 "(남극과 같은 곳에서) 회의하면 상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