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와인 키워드는 'C.S.I'…'유명인·계절·개인'을 반영
대부분의 주류 제품이 장기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 와인류다. 이 때문에 와인 업계에서는 올해를 '제2의 전성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12일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와인 수입량은 2만9287㎘로 전년 동기(2만9229㎘)보다 0.2% 증가했다.
업계는 2008년 글로벌 경기 위기 이후 반짝 인기에 그치는 듯했던 와인이 1~3만원 대의 저가 와인을 중심으로 마트 판매가 늘어나면서 특별한 날 즐기는 술에서 가정에서도 쉽게 마시는 술로 자리잡게 된 것을 와인 부활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와인 수입 전문업체인 '레뱅드매일'은 올해 와인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핫 트렌드를 키워드 미국의 수사드라마인 'CSI'를 연상하는 'C·S·I(Celebrity, Season, Individual)'로 정의했다.
◆셀러브리티(Celebrity·유명인)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좋아하는 '샤또 탈보'는 '히딩크 와인'이라는 이명으로 큰 인기를 끌은 바 있다. 올 해 와인 시장에서는 유달리 잦았던 해외 국빈의 방한이 이런 '연상작용'을 자극했다. 이른바 'OO의 와인'으로 소개된 명사의 와인들은 '접하기 어려운 술'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다가왔다.
가장 큰 방한 행사였던 8월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에서는 '알타비스타 또론테스'가 '교황의 와인'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교황이 추기경 시절, 작은 연회에 특별 주문해 즐길 정도의 애주(愛酒)로 알려져 있는 이 와인은 아르헨티나 토속 품종 또론테스의 산뜻함에 복숭아와 살구 향이 어우러진 풍미가 특징이다.
이밖에 이번 7월 시진핑 중국 주석 방한 때 국빈 만찬주로 선정됐던 '메종 르로이 플뢰르 드 빈느' 역시 '시진핑 만찬 와인'으로 소비자들의 연상작용을 자극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시즌(Season·계절)
와인 하면 보통 고급스런 자리에서 깊은 맛을 즐기는 술을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 마트 등에서 쉽게 구매해 가정에서 부담 없이 와인을 즐기는 트렌드가 크게 확산됐다. 와인 업계에서는 이런 점에 주목하면서 날씨·계절·국제 행사 등 다양한 시즌 이슈마다 특성화되고 이색적인 와인을 한정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해 레뱅드매일에서 한정 출시한 'I♥BRASIL'은 국내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브라질 산 와인이다.
추워지는 겨울 날씨에 맞춰 청주처럼 끓여 마시는 글루바인이 선보였다. 레뱅드매일에서 국내 최초로 출시한 '슈테른탈러 글루바인'은 우리에게 친숙한 수정과와 비슷한 맛이 특징이다.
◆인디비듀얼(Individual·개인)
2014년의 메가 트렌드는 단연 '1인 가구' '싱글족'의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들을 겨냥한 이른바 'SPA브랜드'의 출시는 와인 시장에서도 이루어졌다. 와인 업계에서는 1~2인이 즐길 수 있는 저용량·캐주얼 와인을 경쟁적으로 내세우며 적극적인 '싱글족' 시장 선점에 나섰다.
또 아웃도어 인구의 증가에 따라 팩 와인이나 캔 와인 등 새로운 형태로 보관, 이동의 편리성을 강조하면서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큰 인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