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상장' 이 부회장 자산 7조 육박
삼성그룹 지주사 체제 이행도 초읽기
제일모직이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기업인 만큼 주가 추이는 물론 그룹 지주회사 체제로의 이행 등 다양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10%,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8.37%, 이건희 회장이 3.72%를 보유해 오너 일가 지분이 45.56%에 달한다.
제일모직 상장으로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즉 삼성그룹의 간판인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회사를 합병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가 한층 탄탄해진다는 시나리오다.
일단 그룹 측은 이에 대한 반응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는 방증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한 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조원대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체 지분의 1.12%를 취득하는 것으로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29.85%(계열사·특수관계인 17.63%+삼성전자 자사주 12.21%)까지 상승한다.
통상 자사주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6%에 불과하지만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사가 합병하면 7∼8%대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은 "지주사 전환에 관한 공식 입장은 정해진 것도 말해 줄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제일모직 상장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뒤를 잇는 주식 부호로 등극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의 시초가 10만6000원을 적용하면 이 부회장의 보유 상장 주식 규모는 6조9000억원대로 집계된다.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보유 자산은 3조3252억원에 달한다.
주삭 자산 순위에서 2·3위에 랭크됐던 서경배(6조원대)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정몽구(5조원대)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한 계단씩 밀어낸 셈이다.
이건희 회장은 11조50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해 부동의 1위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제일모직 목표가는 평균 9만5400원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한동안 주식 부호 2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